서울대 현택환 교수팀…미국화학회지(JACS) 온라인판 실려
  • ▲ 현택환서울대교수ⓒ
    ▲ 현택환서울대교수ⓒ
    기존 조영제(造影劑)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고 독성 등 부작용은 적은 새로운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학교 현택환 교수 연구팀이 3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작은 산화철 나노입자를 합성, 조영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조영제는 MRI, 컴퓨터단층(CT) 촬영 등 고주파·방사선 검사 때 조직이나 혈관의 고주파·방사선 흡수 정도 차이를 인위적으로 키워 검사 영상에서 원하는 부위를 다른 부위보다 대조적으로, 뚜렷이 드러나게 하는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부위를 밝게 보이도록 하는 양조영(positive contrast)의 경우 가돌리듐(Gd) 성분이 포함된 조영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 가돌리듐 조영제는 적은 분자량 때문에 혈관이나 조직 안에서 체류 시간이 너무 짧아 정확한 영상을 얻기 힘들고, 신장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전신성 섬유증'의 위험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비해 산화철 나노입자는 몸 안에서 철분으로 저장되므로 독성이 매우 적고 체류시간도 길어 더욱 정확한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산화철의 '상자성(常磁性)'이 너무 강해 조영제로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양조영 조영제로 쓰이려면 자장(磁場) 안에 놓였을 경우 자장과 같은 방향으로 자력을 띠는 '상자성'이 필요하긴 하지만, 상자성의 크기가 적당히 작아야 하기 때문이다.

    산화철의 자성을 줄이려면 산화철 입자 크기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으나, 지금까지 4nm 크기 이하의 산화철 나노입자를 대량 합성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 연구팀은 철-올레산 복합체의 열분해법에 올레일알코올을 환원제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3㎚ 산화철 나노입자를 6.4g 합성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나노입자는 크기가 매우 균일하고 결정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합성 방법이 비교적 쉬워 대규모 합성이 가능하다.

    이 조영제를 쥐의 꼬리 정맥에 주사한 뒤 MRI 영상을 찍은 결과, 심장과 0.2㎜ 지름의 혈관까지 선명하게 나타났다. 더구나 이 조영제는 혈관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 주사 1시간 후까지 고해상도 혈관 영상 촬영이 가능했다.

    기존 가돌리듐 조영제의 경우 주사 후 30초 정도까지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으나, 체류 시간이 짧아 측정 시간이 10분 이상 걸리는 고해상도 혈관 촬영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현택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극소 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는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혈관질환을 쉽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화학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온라인판 25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