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이 발생하는 빈도와 한반도에 상륙하는 횟수가 적어지고 있지만 위력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19일 기상청이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간 태풍의 장기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태풍 발생횟수(한반도 영향 준 횟수)가 1980년대 23~32회(0~5회), 1990년대 16~36회(2~5회), 2000년대 14~29회(0~4회) 등으로 점점 주는 추세다.

    태풍 통계 분석이 이뤄진 1951년 이후 60년 간 북서태평양 태풍의 특성을 분석해 봐도 태풍의 활동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평균 태풍횟수인 23개보다 9개나 적은 14개가 발생해 사상 가장 적은 태풍 발생횟수를 기록했으며 한반도에는 3개만 상륙했다.

    그러나 태풍이 발생하는 위도가 높아지고 있고 해수면 온도도 상승하는 등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도달하는 태풍이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904년 이후 지난해까지 100여년간 강한 태풍으로 손꼽힌 10개 가운데 6개가 2000년대에 발생하는 등 근년 들어 강한 태풍이 잦아지고 있다. 2003년 `매미', 2000년 `프라피론', 2002년 `루사', 2007년 `나리' 등이 차례로 1~4위에 올랐다.

    기상청은 또한 전 지구 해수면 온도는 0.5~3℃ 상승하는데 비해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2.5~4℃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태풍이 15도 이상의 고위도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태풍은 대개 적도에 가까운 위도 5도 이상 지역에서 발생해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열과 수증기 공급이 줄고 육지로 상륙할 경우 마찰력이 증가해 약해진다. 최근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상청 정관영 예보분석관은 "한반도와 가까운 고위도에서 태풍이 발생하면 상륙하는 시간이 짧아질 뿐만 아니라 높아지는 해수면 온도가 태풍에 에너지를 공급해 위력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6~8월) 11~12개를 포함해 올해 전체(6~12월) 태풍 발생횟수는 평년 수준인 23개 정도로 예상되고 1~2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