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자대배치에 난리법석 언론들 “면제언론입니까”해병대 “그 사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맡겨야”
  • 탤런트 현빈(29. 본명 김태평)의 해병대 입대 후 그가 ‘모병 홍보병’이라는 보직을 부여 받았다고 해서 언론들이 들썩인 바 있다. 결국 14일 김관진 국방장관까지 언론사 국방담당 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이게 과연 정상인가.

    우리나라에서 군에 입대한다고 하면 대부분 육군을 떠올린다. 그 중에는 GOP나 GP에서 근무하는 이도 있고, 특전사 훈련을 받는 이도 있다. 장성들을 따라 다니며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병사도 있다. 업무 때문에 허구헌날 밤을 새는 이들도 있다.

    한편 연예인 출신은 대부분 연예사병이라고 해서 국방홍보원 등에서 사회에서 하던 일과 비슷한 일을 한다. 이런 모습을 본 대다수 사람들은 ‘연예인은 입대해도 신병훈련만 받으면 편하게 생활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탤런트 현빈이 해병대에 입대한 뒤 ‘모병 홍보병’ 보직을 받았다고 하자, 많은 이들이 ‘연예사병’을 떠올렸던 모양이다.

    하지만 해병대에서 ‘모병 홍보병’은 ‘연예사병’과는 ‘격’이 다르다고 한다.

    우리 군은 육군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병제다. 그 중에서 몸도 힘들고 격오지 근무가 많은 해병대의 경우, 작년 연평도 포격도발 전까지는 지원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때문에 해병대는 옛부터 ‘모병관’을 통해 학교 등을 돌며 모병 활동을 해왔다. ‘모병관’은 보통 장교와 부사관, 간혹 일반 병사들이 함께 팀을 이룬다.

    해병대 관계자는 ‘모병 홍보병’이 되기 위해서는 해병대에서 실시하는 거의 모든 훈련을 다 이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훈련을 직접 해봐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해병대 관계자는 “보통 사람들은 '모병 홍보병' 하면 외부에 돌아다니는 게 연예사병 비슷한 거 아니냐고 오해한다. 하지만 해병대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면 모든 훈련을 다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처음에는 무척 힘든 보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현빈도 해병대 사령부에 배치된 후 백령도 6여단으로 가게 됩니다. 거기서 다른 병사들과 IBS훈련을 받게 됩니다. 무척 힘들 겁니다.”

    IBS란 해병대가 기습상륙에 쓰는 고무보트다. 레저용 보트와는 달리 무게도 수백 kg에 달한다. 한 사람 당 80kg에 가까운 무게를 머리에 지고 다니며, 보트와 자신이 하나가 되도록 하는 훈련이다.

  • 이게 쉬워 보이는가. 현빈은 이 외에도 앞으로 '보통 병사들'과 내무반 생활을 하며 다양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현빈이 자대배치에서 특혜를 받은 것처럼 떠들어 댔다.

    이에 국방장관이 국방개혁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사병의 자대배치에 대해 해명했다. 이게 정상적인 사회일까. 현빈은 '해병대' 아닌가.

    해병대 관계자는 “현빈의 자대배치는 해병대가 결정한 일이다. 해병대는 ‘그 병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시킨다’는 원칙 아래 자대배치를 하고 보직을 맡긴다. 현빈에게 ‘모병홍보병’을 맡긴 것도 그가 신체건강하고 훈련을 잘 받았다는 ‘기본’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평도 포격도발과 국방개혁 307계획을 보며 ‘해병대 강화’와 전력 증강을 외쳤던 언론이라면, 해병대 사령부가 일개 사병의 자대배치를 하는 것 정도는 존중해 줘야 스스로 내뱉은 말을 지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 언론의 호들갑을 보노라면 ‘군면제 언론’이 ‘예비군’에게 군 생활에 대해 일장 연설하는 걸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