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15일 자신과 10대 벨리댄서와의 성매매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를 "사법부가 꾸민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언론을 통해 불거진 사법부의 새로운 모략은 우리를 멈추게 하지도, 나라를 변화시킬 책임으로부터 우리를 이탈하게 만들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탈리아 언론은 지난 14일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17살 짜리 나이트클럽 댄서 루비와 성매매를 했다는, 이른바 `루비게이트'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헌법재판소가 총리 등 고위 공직자 면책법안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린 지 하루만에 터져나온 루비게이트로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성명을 통해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지난해 2월부터 5월 사이에 당시 미성년자이던 모로코 출신 나이트클럽 댄서 루비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놓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루비는 지난해 11월에 18살이 됐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또 지난해 5월 소매치기 혐의로 체포된 루비를 석방시키기 위해 밀라노 경찰에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올해 74살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난잡한 여자 관계로 악명이 높지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적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베를루스코니와 루비는 모두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번 수사가 "나를 정치무대에서 제거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나의 평판과 공적인 역할에 흠집을 내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가설"이라며 "사법부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진흙 덩어리가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측의 피에로 롱고와 니콜로 게디니 변호사도 이날 성명을 내고 "검찰의 새 의혹수사는 너무도 터무니 없고 근거가 없는 것이며, 거론할 가치도 없다"며 "(성매매 의혹은) 정부 수반의 사생활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이탈리아 사법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 정치인들은 총리를 강력히 비난하며 사임을 촉구했다.

    좌파 진영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니치 벤돌라 풀리아주 지사는 "한 나라의 총리가 미성년자와의 매춘 혐의로 수사를 받는 건 지구적 차원의 망신"이라며 "베를루스코니는 축출돼야 하며, 나긋나긋한 먹잇감을 사냥하러 다니는 총리의 사생활 얘기를 듣는 데 지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