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결빙에 대한 모든 것
  •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당산철교를 지나다보면 여의도 한강공원에 미처 다 녹지 못한 눈과 빙하를 연상하게 하는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중앙의 뱃길을 제외한 양 쪽 강 표면을 뒤덮은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올해 한강 결빙은 작년에 비해 4일 늦었고, 평년과 비교했을 때에는 11일 빨랐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일 한강 결빙과 관련해 시민들이 가질 법한 몇 가지 궁금증에 대해 안내했다.

  • ▲ 얼어붙은 한강 모습ⓒ서울시
    ▲ 얼어붙은 한강 모습ⓒ서울시

    ◇ 한 달 전에 얼었던 한강 봤는데, 이번이 한강 첫 결빙?

    올해 한강 첫 결빙일은 1월 2일이다. 하지만 한 달 전에도 가장자리 호안이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강 결빙은 한강대교 노량진 방향 2~4번 교각 사이 상류 쪽으로 100m 지점이 얼었을 때를 말한다. 물론 마지막 해빙도 마찬가지로 이 지점에서 관측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1998년까지 기상청이 종로구 송월동에 있어 관측이 용이한 이 지점이 기준이 됐다. 옛날 기상청의 위치가 현대 기상관측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첫 눈과 적설량, 첫 서리, 첫 얼음, 벚꽃․개나리․진달래 개화 등도 모두 옛날 기상청 자리(현재 서울 기상관측소)인 송월동이 기준이다.

    “송월동에 눈이 와야 진짜 첫 눈이다”라는 말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평년 기준으로 한강 결빙은 1월 13일, 해빙은 2월 5일이다. 1955년에는 올해와 같이 1월 2일 첫 결빙이 관측됐다.

    1906~1946년 41년 간 1월 이후 한강 결빙은 4번에 불과했다. 하지만 1955~2010년 56년 동안은 무려 46번이나 1월 이후 한강이 얼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겨울철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서울시는 분석했다.

    ◇ 한강에서 썰매탈 수 있나요? 절대 ‘안 됩니다’

    한강 옛 사진이나 서적을 통해서 오래 전 겨울철에 한강이 얼면 썰매를 탔던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썰매는 얼음이 20~40cm 이상 두껍게 얼어야 안전하게 탈 수 있는데 요즘에는 지구 온난화 등의 이유로 한강 표면만 얇게 얼기 때문에 무조건 물이 얼었다고 해서 뛰어들면 아주 위험하다.

    한강은 보통 5~10cm 내외로 얇게 어는데 위치나 유속에 따라 얼음이 어는 두께가 다른데다 특히 낮에는 도심에서 난방열 등에 데워진 온수가 한강으로 흘러들거나 해가 높이 떠 얼음이 더 얇아지기 때문에 한강에서 썰매를 타서는 안 된다.

    1950~60년대 한강에서 시민들이 썰매와 스케이트를 즐기는 풍경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지금은 결코 불가능한 이야기다.

  • ▲ 얼어붙은 한강 위를 유람선이 얼음을 깨며 운행하는 모습ⓒ서울시
    ▲ 얼어붙은 한강 위를 유람선이 얼음을 깨며 운행하는 모습ⓒ서울시

    ◇ 한강이 얼면 배는 어떻게 다니나요?

    한강이 얼면 작은 배들은 다니기 힘들다. 그래서 서울시, 한강 수난구조대 등 순찰․점검 등을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배를 띄워야 하거나 긴급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기관에서는 수시로 강 표면을 덮고 있는 얼음을 깨고 있다. 일반 선박으로는 얼음을 뚫고 지나가기 어려우므로 강선(鋼船), 구조정 등을 이용해 얼음을 깨고 뱃길을 만들어 불시에 일어날 수 있는 겨울철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보통 얼음이 두껍게 어는 극지방 해역 경우에는 얼음을 깨는 '쇄빙선'이 이용되지만 한강은 일정 두께 이상 두껍게 얼지 않기 때문에 한강 수상구조대는 쇄빙선 대신 강선, 구조정, 지휘정 등을 이용해 한강 얼음을 깨두고 긴급 상황 등에 대비한 출동 항로를 만들어 둔다.

    한강 수상택시도 한강이 얼어붙은 지난 2일 이후 운행이 중단됐다. 하지만 유람선은 커다란 덩치로 한강 얼음을 깨며 나아가기 때문에 현재도 하루 4대의 배가 10회 이상 꾸준히 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