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net' 공무원ㆍ군인 수백만 명 접근 가능
  •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cable) 25만여 건의 출처는 예상 외로 '허술한' 미 국방부 내부전산망이라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8일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로부터 외교전문을 미리 전달받아 보도한 가디언은 미 국방부가 9.11테러 이후 정보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해 구축한 내부전산망(Siprnet)이 기밀 유출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Siprnet이 안전하다고 자부해 왔지만 사실상 공무원과 군인 수백만 명이 접근 가능하기 때문에 비밀 유지에도 자연히 구멍이 뚫리기 쉽다는 뜻이다.

    Siprnet은 미군의 독자적인 인터넷 체계로 미 국방부가 운영한다.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까닭이 정부 조직 비대화에 따라 각 부처 간 핵심 정보 공유에 실패한 탓이라는 주장이 비등하면서 세계 각지에서도 정보를 안전하고 손쉽게 교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국무부는 재외공관들에 부처 간 공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Siprnet에 올리라는 지침을 내렸고 외교관들은 공유가 필요한 정보에는 Siprnet 분배를 뜻하는 'Sipdis'라는 태그를 첨부한다.

    Siprnet과 군사ㆍ외교 정보를 공유하는 미 재외공관 수는 2002년 125곳에서 2005년 180곳으로 크게 늘어 현재는 절반이 넘는 재외공관이 이 시스템에 연동돼 있다.

    문제는 Siprnet와 연결된 컴퓨터와 패스워드를 가지고 있거나 '기밀'수준 정보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은 미군과 국무부 공무원들이라면 누구라도 세계 각지에서 올라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93년 당시 미 회계감사원 조사 결과 '기밀' 수준 정보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은 인원이 3백6만 7천 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때보다 정보가 훨씬 불어나고 SIPR에 한데 모인 지금은 비밀 유지가 자연히 어렵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Siprnet에 접속 가능한 사람의 수를 알려달라는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