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칭 ‘진보’가 한국교육을 장악했다. 적어도 서울, 경기, 강원에서는. 그 밖의 경우를 합치면 전국의 중앙과 아주 큰 부분이 그렇게 됐다. 가장 크게 내다보이는 가능성은 아이들이 그들 식 통일교육, 그들 식 북한교육, 그들 식 현대사 교육을 더 본격적으로 계속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것을 좋다고 할 학부모 아닌, 그것을 싫어할 학부모들은 그러면 이를 어찌할 것인가? 속수무책으로 냉가슴 앓으며 자식들의 영혼을 속절없이 저들에게 빼앗길 것인가? 
     그럴 경우 그 부모들은 어느 날 아침 자식들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을지도 모른다. “아버지, 나 여태까지 왜 속였어? 김정일은 통일하자는 데, 우리가 미국 일본에 빌붙어 먹으려고 한사코 분단하고 반통일 하고 남북 대결만 부추기고 가난한 80%를 특권층 20%가 착취해 먹는 나라를 만들어 왔다던데?” 이에 대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아이들이 사이비 유사종교에 빠져 가출하면 부모가 아무리 달래고 사정하고 야단쳐도 소용이 없다. 

     “동포여, 천안함이 두 동강 났습니다” 하고 아무리 외쳐도 “그래? 그래도 나는 그쪽 교육감 후보를 찍어 보겠다”고 한 유권자들을 있었던 것을 보면, 그리고 “그래? 그래도 나는 보수 단일화를 하지 않고 끝까지 뻗겠다”한 교육감 후보들이 있었던 것을 보면, 이 나라 보수는 체제수호의 결의도 사명감도 대의도 없다는 것이 환히 보인다.
     그렇다면 이 나라 보수에게는 희망이 없는가? 한 가지 희망은 보수도 후보 단일화를 상정(想定)하면 근소한 차이로나마 이길 수 있다는 산술적 자료다. 남승희 김영숙 두 여성 후보가 사퇴하고 이원희 후보를 밀었으면 보수가 이길 수 있었던 서울시 교육감 선거였다. 죽은 자식 뭣 만져보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래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단일화를 거부한 보수후보들에 대한 엄중한 응징이다. 이것은 물론 법률적으로 합당한 범위 내에서만 해야 할 일이지만, 단일화를 거부한 전력이 있는 후보들을 앞으로는 아무데도 절대로 끼워주지 않는 사회적 고립화 조치가 필요하다. 사회적 냉대와 멤버십 거부가 필요하다. 이건 물론 잘 되지 않는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 둘 필요는 있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이런 사람들이 번번이 나서서 얼마나 많은 혼선과 차질과 낭패를 봐 왔던가?
     이미 지나간 일이니, 이제는 이런 기억을 안고서 2012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비록 바닥의 절반은 잃었어도 꼭대기나마 계속 지켜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