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지방선거에서 거대여당은 참패, 제1야당은 '졌지만 이긴 승리'로 점쳐지는 가운데 군소정당들의 엇갈린 명암도 이목을 끌고 있다.

    ◇자유선진당
    텃밭사수 실패…충청권에선 입지여전

    이번선거에서 텃밭사수에 사활을 걸었던 자유선진당은 대전에선 한 곳을 건졌으나 충남을 점령하는 데 실패, 지역기반 정체성에 상당 부분 흠집이 났다는 평이다. 제 1야당인 민주당과 거대여당을 사이에 두고 양비론을 펴며 정책을 비판하거나 때로는 협공을 통해 자당 몫을 챙겨왔던 선진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서울과 충남, 대전에서만 후보를 냈고 충북에선 선거조차 치르지 못했다.

  • ▲ 자유선진당 ⓒ 연합뉴스
    ▲ 자유선진당 ⓒ 연합뉴스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은 그러나 "우리가 기대했던 충남도지사는 아슬아슬하게 놓쳤지만 큰 표차로 대전광역시장을 탄생시켰고 기초단체장도 13명이 승리했다"면서 대전과 충남의 기초단체장 21곳 가운데 2/3 정도를 차지해 충청권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확인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회창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당선자를 내지 못한 지역은 전적으로 나와 우리 당의 정성과 노력이 미흡했음을 자책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했다.

    여기에 박상돈 충남지사 후보가 출마를 위해 의원직 사퇴를 했기 때문에 오는 7.28재보선에서 해당지역구를 탈환해야 한다는 당내 속사정이 있다. 선진당은 '전국정당화'를 이번선거 목표로 내걸며 고군분투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이다. 또 서울시장에 출마한 지상욱 후보가 2%대의 득표에 그쳤으며 충청 이외 지역의 기초단체장 후보 8명 모두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는 점도 선진당이 지역정당을 벗어난 제3정당으로 기반을 잡을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민주노동당
    초반부터 야권연대 적극지원…정치적 명분과 실리 둘 다 챙겨

    민주노동당은 지방선거 초반부터 제1야당 민주당과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꾀해 자당 몫을 챙기는 데 힘썼다. 한명숙(서울), 유시민(경기)에서 패함에 따라 야권연대 성공여부는 실패로 그쳤으나 '졌지만 이긴 승리'라는 인식때문에 군소정당으로서 정치적 명분을 챙겼단 평가다.

    여기에 이번선거에서 얻은 실익도 많다. 민노당은 전국적으로 기초단체장 3곳, 비례를 포함한 광역의원 23석, 기초의원 116석으로 총 142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민노당 후보 3명중 1명이 당선된 비율이다.

    이에 대해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 비해 대약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 완주에 의미…'적전분열의 주범'오명

  • ▲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민노당이 적극적 야권연대 지원으로 자당홍보와 함께 정치적 명분을 획득한 반면, 같은 좌파 정당인 진보신당의 경우는 난감하게 돼버렸다.

    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사진)가 야권단일화 없이 완주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석패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일각의 주장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날 진보신당 사이트 자유게시판에는 "한나라당 2중대냐" "적전분열의 주범" "오늘로서 진보신당에 대한 지지의사는 접겠다"는 등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심상정 후보의 경우 유시민 후보와 단일화했어도 김문수 후보에 졌다", "오히려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를 했어야 했다"는 등 반박의견도 나왔다. 진보신당은 선거 후 논평을 통해 "천안함을 이용한 북풍과 무조건적인 단일화 압박 속에서 진보신당 후보들은 어려운 일전을 치렀다"며 노 후보 완주에 의미를 뒀다.

    또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한명숙 후보나 민주당과는 엄연히 다른 정치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서울 시장 선거 패배를) 진보신당 탓으로 돌리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