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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표적인 대외거래 결제 은행인 조선무역은행이 대만의 한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뉴욕 법원에 피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의 메가인터네셔널커머셜뱅크(MICB)는 지난 2001년 8월 25일 조선무역은행이 차용한 500만 달러 상당의 원금과 이자 등에 대한 상환 청구 소송을 지난 1월 14일 미 연방 뉴욕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달 15일 원고인 MICB와 피고 조선무역은행 측에 7일까지 소송상황 요약서 (status letter)및 소송진행 계획서를 제출할 것과 오는 17일 법정에 출두할 것을 명령하는 요구서를 발송했다.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입수한 MICB의 소장에 따르면 북한 조선무역은행은 당시 총 500만달러를 MICB로부터 빌리면서 3년 후인 2004년 9월 15일까지 뉴욕 소재 조선무역은행 계좌를 통해 뉴욕 소재 MICB 계좌에 원금과 이자를 3회에 걸쳐 균등 상환키로 약정했다.
그러나 조선무역은행 측은 이를 전혀 상환하지 않고 있다가 MICB의 독촉이 잇따르자 2008년 12월 이자 10만 달러, 이듬해 1월 이자 6만2천달러, 2월에 원금 10만 달러, 4,5월에도 각각 원금 10만 달러 등 모두 46만2천달러 가량을 나눠 갚은 뒤 이후 추가 상환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MICB는 설리번&워세스터 LLP를 법정 대리인으로 해서 남은 원금 470만 달러와 상환기간일까지의 이자 및 그 이후의 연체 이자 178만4천300여달러 등 총 650만 달러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 소송은 뉴욕남부지방법원 리처드 J 설리번 판사가 담당하고 있다.
뉴욕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과거 테러 행위 등과 관련돼 미 법원에 소송을 당한 전례는 있지만 상업 계약 분쟁으로 피소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최근 외자 유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북한이 이번 소송으로 상환능력, 신뢰도 등 대외신용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959년 창립된 조선무역은행은 프랑스, 호주, 쿠웨이트, 마카오, 홍콩, 베이징 등에 해외지점과 사무소를 갖고 있는 대외 경제거래의 대표 은행으로 외환관리와 거래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조선무역은행의 오광철 총재는 2006년 12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를 풀기위한 미국과의 실무회담에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24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무역은행 창립 50주년을 맞아 "무역은행이 나라의 국제적 권위와 경제적 위력이 비상히 높아지고 있는 시대적 요구에 맞게 은행의 업무능력과 대외적 신용을 더욱 높이고 국제금융시장에 적극 진출하여 자주성과 평등, 호혜의 원칙에서 세계 여러 나라 은행들과의 거래관계를 끊임 없이 확대.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