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7일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 ⓒ 박지현 기자 
    ▲ 27일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 ⓒ 박지현 기자 

    “자식을 잃었는데··· 이런 추모식이고 돈이고 다 소용없어요” “어느 누구도 그 부모님의 비통한 마음은 모를꺼예요”
    27일 오후 5시 서울광장 분향소 추모사진전 앞에서 50대 여성이 46명의 천안함 용사들 사진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아들인 조 하사(23) 역시 46명의 용사들과 같이 먹고, 자며 생활하던 해군 2함대의 전우다. 아들 이름은 밝히지 말고 그냥 조 하사라고만 해달라는 그녀는 “바로 옆에서 형제같이 지내던 아들들에게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다니···”라며 말을 채 잊지 못하고 흐느꼈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난 3월 26일부터 처지금까지 발 뻗고 자거나 마음대로 먹는 것조차 너무 미안했다”며 그간의 힘든 심정을 전했다. 그녀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사고 당일 그녀의 아들 조 하사에게 한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엄마 지금 TV 켜봐”라는 짧은 내용이었다. 그러고는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TV를 켜고 얼마 후에 백령도 ‘천안함 침몰’이라는 자막이 뜨자 아들의 사고 소식인 줄 알고 한참을 우셨다고 한다. 이어 “내 아들은 다른 배를 타서 살았지만··· 그래서 순직한 용사들의 부모님을 볼 수가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 ▲ 추모 사진전을 보며 오열하는 추모객 ⓒ 박지현 기자 
    ▲ 추모 사진전을 보며 오열하는 추모객 ⓒ 박지현 기자 

    그녀는 “자식을 잃었는데 10억, 100억이 다 무슨 소용인가··· 이런 추모식을 한다고 죽은 아들들이 살아 돌아오진 않으니··· 너무 안타깝다”며 울먹였다.

    그녀의 애통한 목소리에 주위의 추모객들마저 숙연하게 만들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한 추모객도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46명의 못다 핀 너무나 젊은 용사들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더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27일까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1만 6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날 궂은 날씨 속에서도 검은 물결의 조문 행렬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