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북한방송은 24일 ‘남북탐구생활’ 제4회 ‘달리기’편을 방송했다.
    거간꾼인 여성이 소나무 꽃가루를 모아 신의주로 가서 장사를 하는 내용이다. 산에 가서 모은 꽃가루 두 배낭을 팔아 여인이 산 것은 중국산 옷 50벌과 남한산, 일본산 옷 3벌씩.
    여인은 ‘메이드인코리아’ 상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적발되면 교화소에 가기 때문이다. 이 옷가지들은 함흥 장사꾼들에게 다시 팔 것. 여인은 남한산과 일본산 옷은 비싸도 내놓자마자 팔린다며 고수익의 꿈에 부푼다는 내용이다.

  • ▲ 북한의 노점 ⓒ 자유북한방송 제공 
    ▲ 북한의 노점 ⓒ 자유북한방송 제공 

    케이블방송 ‘롤러코스트-남녀탐구생활’을 패러디한 열린북한방송의 ‘남북탐구생활’은 방송은 지난 2일 ‘남북탐구생활’ 1회, ‘북조선 물건 싸게 사기’편을 첫 방송한 뒤 9일 2회 ‘맛있는 집 가기’편을 그리고 16일엔 ‘대학생 돈 벌기’편을 방송했다.
    ‘남북탐구생활’은 북한만의 얘기가 아니라 같은 주제로 남북한 양 쪽의 얘기를 모두 전해 재미와 함께 두 체제를 쉽게 비교해볼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음은 ‘남북탐구생활’ 4회 달리기편 전문이다.
     
    ‘남북탐구생활’ 4회 달리기

    거간꾼인 여자는 신의주행 기차를 타요. 오늘도 장사하러 가기 때문이에요. 이번 장사를 위해 여자는 소나무 꽃가루를 두 배낭이나 준비했어요. 신의주에 있는 외화벌이 사업소에 팔면 제법 쏠쏠한 벌이가 되요. 이 꽃가루 두 배낭을 준비하기 위해 여자는 함흥 주변의 산골마을들을 샅샅이 훑었어요. 꽃가루는 외화벌이의 좋은 물건이기 때문에 산골사람들은 꽃 가루가 날리는 봄이 되면 산에 가서 열심히 꽃가루를 수집해요.

    함흥에서 신의주까지 재수 좋으면 하루가 걸리지만 재수 없으면 3일이나 걸려요. 전기 사정이 안 좋기 때문이에요. 공화국 전기사정이 어서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품으며 자기 자리를 확인해요. 옛날 같으면 기차 빵통 꼭대기까지 사람들이 올라있겠지만 요즘은 사정이 좋아져서 좌석도 다 있어요. 여자는 배에 찬 여행증과 공민증, 돈이 든 주머니를 확인하고는 잠을 청해요.

    신의주에요. 늘 가던 여인숙에 짐을 풀고 바로 무역회사로 가요. 소나무 꽃가루를 팔아야 하기 때문이에요. 국내보다 비싼 값에 팔 수 있기 때문인지 무역 회사 근처에 장사꾼들이 많이 보여요. 여자는 꽃가루를 잽싸게 팔아버리고 다시 옷들을 사요. 이 옷들은 함흥에 가서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넘기기 위한 것이에요.

    여자는 중국산 옷 50벌과 남한산, 일본산 옷 3벌씩 사요. 함흥에 있는 장사꾼들이 사달라고 한 것들로만 준비를 해요. 특히 남한산과 일본산 같은 경우에는 비싸도 내놓자마자 팔린대요. 메이드 인 코리아, 메이드 인 재팬과 같은 명표가 있는지 확인해요. 이런 명표가 있으면 콩밥 먹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조심을 해요. 물론 여자한테 넘기는 사람도 이런 것들은 당연히 조심을 해요.

    여자는 볼일이 다 끝났지만 여러 무역회사들과 시장에 들러요. 시장 가격들을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물건 거간꾼에게 있어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이에요. 함흥보다 싼 것과 비싼 것을 파악하게 되면 장사할 때 매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에요. 신의주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여자는 다시 함흥으로 향해요. 다음 번 장사는 남편을 데리고 올 생각이에요. 신의주의 전지 가격이 많이 눅기 때문에 다음 번에는 늘 하던 옷 장사에다 전지 장사도 할 생각이에요. 전기가 없는 공화국 사정 상 전지는 쌀과 함께 필수품이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