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대학가에선 “혼자 다니면 왕따”라는 말은 옛말이다.

    혼자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벤치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명 ‘나홀로족’. 이들은 혼자가 좋아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된다. 함께 어울리고 학생들간의 우애가 강조된 90년대 이전과 비교해 개인주의적이고 목적지향적인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해진 결과다.

  • ▲ 대학캠퍼스를 혼자 거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 연합뉴스
    ▲ 대학캠퍼스를 혼자 거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 연합뉴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5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4.5%가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속칭 ‘아싸’라 불리는 아웃사이더는 본래 외부인을 뜻하는 영어 단어지만, 요즘 대학가에서는 다른 학우들과 어울리기보다 주로 혼자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에둘러 일컫는 말. 대학생 3명 중 1명은 학과생활에서 겉돌며 혼자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웃사이더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인 편이다. ‘사회성이 부족해 보여서’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33.3%인 반면, ‘개인의 생활 방식 차이일 뿐’이라는 긍정적 의견이 2배를 넘는 66.7%로 나타났다.

    아웃사이더가 된 이유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학과 행사가 싫어서’란 응답이 25.3%로 가장 많았고,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해서’(23.1%),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14.3%), ‘학과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13.7%), ‘사교성이 부족해서’(12.6%), ‘타 학과 친구들과 더 가까워서’(6.0%), ‘동아리 등 학과 밖의 생활을 하기 위해서’(3.8%)로 밝혀졌다.

    즉, 사교성 부족으로 스스로 고립된 아웃사이더는 12.6%에 불과하고 87.4%는 모두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아웃사이더를 선택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혼자 다니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정도도 적다.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는다’(48.4%), ‘전혀 받지 않는다’(18.7%)로 전체 응답자의 67.1%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 ‘보통’이라고 응답한 19.8%를 제외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은 13.1%로 사교성 부족으로 아웃사이더가 됐다는 응답자의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학생 김유리(23)양은 “인맥 형성의 중요성은 알지만, 불필요하게 시간이 낭비되는 건 싫어요.”라고 말했다. 최근 '취업대란'으로 인해 영어공부, 성적관리, 경력관리, 자격증 등 말 그대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대학생들에게는 친구들과의 여유로운 수다나 캠퍼스의 낭만은 불필요한 시간낭비라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