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제차를 굴리고 빈번하게 해외로 여행을 다니면서도 정작 국민연금은 내지 않은 고소득 체납자들이 늘고 있다. 이 중에는 유명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들도 포함됐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한나라당 손숙미 심재철 의원 등이 20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연금공단이 특별관리대상자(체납기간 6개월, 체납액 50만원, 소득과세금액 200만원 이상)로 분류한 고액체납자는 3만8628명에 달했다. 체납액도 2051억원이나 됐지만 징수액은 체납액의 7.6%인 155억원에 불과했다.

    직업별로는 연예인 84명(체납액 5억1600만원, 징수율 29.1%), 직업운동가 236명(14억4300만원, 19.0%), 전문직 238명(10억8500만원, 23.5%) 등이었다. 특히 연급보험료 체납액 상위 50명 중 6명이 벤츠 등 외제차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으며, 18명은 해외 출입국 횟수가 5회 이상이었다.

    3100여만원을 체납한 Y씨의 경우 시가 5200만원 상당의 볼보 S80D5 차량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최근 5년간 외국을 다녀온 횟수도 26번이나 됐다. L씨는 시가 6000만원의 BMW528 차량을 소유하고 해외도 5회나 다녀왔지만 내지 않은 연금보험료는 2800만원에 달했다. 2800만원을 체납한 K씨도 벤츠 2대를 소유하고 5년간 해외를 20번이나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예인 가운데 다수의 영화와 TV출연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유명탤런트 A씨는 올해 1월 기준 연급보험료 14개월, 480여만원을 미납했으며 중견탤런트 B씨는 30개월 분인 700여만원을 미납했다. 프로야구 선발과 불펜을 넘나들며 활약한 강속구 투수 C씨 또한 30개월 동안 940여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지속적인 전화연락 등으로 국민연금 납부를 독려했음에도 계속해서 납부를 거부해 계좌압류 등을 통해 강제 징수한 경우도 있었다.

    반면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3%(2만1351명)가 건강보험료는 잘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관리대상자 3만8628명의 건강보험 체납액은 연금보험료 체납액의 13.2%인 약 271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차후 혜택이 돌아가는 국민연금은 납부하지 않으면서 당장 혜택을 볼 수 있는 건강보험은 제 때 납부하는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로, 보다 강도 높은 징수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 의원은 “과세소득이 파악되고 있음에도 고의적으로 연금 보험료를 체납하는 악성 체납자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징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도 “현재 고액체납자들에 대한 징수율이 미미하며 보다 강화된 징수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고액의 연금보험료를 고의적으로 체납하는 악성체납자들에 대해서는 명단공개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