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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전문 사진작가 김중만씨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9 미래 직업 박람회' 현장을 방문해 청소년들에게 "직업은 선택에 따라 결정되고 노력에 의해 변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뚜렷한 직업관을 강연했다. 김씨는 프랑스 국립응용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수료했으며 '1977년 프랑스 ARLES 국제사진페스티발 젊은 작가상'과' 2000년 패션사진가상'을 받았다.
초고속 성격(?) 아닌 김중만, "사진 매력에 빠져 영원한 직업으로 삼았다"
이날 박람회에서 김씨는 “사진기를 처음 접할 때 놀라움과 신기함을 느꼈다”면서 “성격이 급해 짧은 시간에 사진장면을 볼 수 있는 매력이 나를 사진작가로 빠져들게 했다”고 '최초의 직업 선택사건(?)'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사진기를 보는 순간, 아! 바로 내 직업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급한 성격을 재확인했다.
김씨는 사진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전했다. 흔히 사진을 ‘라면 끓이기’로 비유한다고 말한 그는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는 ‘컵라면과 그냥라면(?)’으로 구분될 수 있다”고 재미있는 예를 들었다. 컵라면은 디지털 카메라, 라면은 필름 카메라를 말한다. 김씨는 “컵라면은 바로 먹을 수 있지만 라면은 5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디카는 즉시 사진을 확인할 수 있지만 필카는 1시간 정도의 인화 과정을 거쳐 사랑스런 결과물이 나온다”고 쉽게 대조해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디카보다 필카를 더 좋아한다는 김씨는 사진을 즉석에서 바로 얻기 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결과물에 더 강한 애착을 보였다. 성격이 급하다고 말한 그는 생각보다 '초고속(?)' 성질은 아니었다.
김씨는 유명 사진작가지만 항상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건 아니었다. 생활형편이 안좋고 경제상황이 어려웠던 지난 시절이 있었다. 그는 “사진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할 시기에 몇 천만원씩 받고 일을 했지만 사회생활을 모두 그만뒀을 때에는 1년에 번돈이 고작 9000원 정도였다”고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는 “생활형편이 어려운 시기에 돈의 개념도 알게 됐다”면서 “돈의 중요함 보다는 일 하는 데서 얻는 만족감, 어려운 말로 '일에 대한 영혼(?)'이 가장 중요하다”고 직업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강조했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청소년들에게 김씨는 강렬한 눈빛으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면서 “여러분은 적성에 잘 맞는 직업을 선택해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좌절을 경험할 수 있다"며 "자기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기 일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온 그의 강연에서 "말속에 뼈가 있다"고 주변 관중은 수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