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정보담당 핵심 당국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최근 북한 평양 인근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화물열차 3량에 장거리 미사일 1기가 실려있는 것이 포착됐다"면서 "ICBM이 확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북측이 서둘러 발사 거치대를 설치할 경우 준비를 마치는 데 2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르면 다음달 중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 "발사 준비중인 장거리 미사일은 지난 4월5일 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로켓의 크기와 규모 면에서 유사하다"며 "이로 미뤄 당시 발사한 로켓의 추진체를 사용한 사거리 4천km 이상의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거리 4천~6천500km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는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주변에서 차량과 인력의 분주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정보 당국자는 "이미 발사대 쪽으로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에는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 한.미 정보당국간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고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특히 북한이 ICBM 발사 준비를 서두르는 데 대해 다음 달 16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 참모는 "북한이 지난 2006년 7월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때는 미사일을 기지에 운반한 시점으로부터 2개월 만에 발사했지만 이번에는 이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면서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발사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2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3개 회사를 제재대상으로 확정한 것을 비난하고 핵실험과 ICBM 발사시험을 예고했으며 실제로 지난 25일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지난 26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회의에서 시기를 예측할 수 없지만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북한이 ICBM 발사 준비와 함께 조만간 서해안에서 함대함 또는 지대함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포착하고 경계태세를 강화하며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다음 달 1~2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간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 기간 특별경계강화태세를 갖추도록 전 부대에 하달하고 북한군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