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금융업의 바람은 VIP마케팅 강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속된말로 영양가 없는 고객 100명보다 은행 수익구조에 기여하는 실질적 고객 1명에게 영업력과 서비스를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에 생겨난 풍조다. 객장내 VIP룸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는 은행이 있는가 하면 아예 VIP전용 지점을 운영하는 은행도 있다. 운영의 성과는 금융권에서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고 있어서 점차 그 운영비중과 추세가 확장일로에 있다.

    이런 마케팅이 성공하게 되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그것은 사람의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는데 “나만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차별화된 소수로 혜택을 받게 된 것에 대한 만족감을 유도해내기 때문이다.

    이런 혜택마케팅 방법은 분양현장에서도 많이 활용되는데 아파트 분양현장의 경우 1순위와 2순위 마감후 청약통장없이 활용할 수 있는 3순위 분양시 층과 향이 좋은 로열층을 빼주는 방법이 있다. 이는 프리미엄 형성 기대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상가분양현장에서는 “회사임직원 보유 물건인데 특별히 손님에게만 빼준다”거나 한 점포에 여러명의 청약대기자가 있는 것처럼 설명하면서 “지금 게약하시면 제가 어떻게든 빼드리겠습니다“라는 부언을 붙이곤 한다. 때로는 이런 느낌을 피부적으로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손님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상급자에게 전화나 결재요청을 하는 연기까지 펼쳐가며 마치 특혜성 물건을 인심쓰는 양 자신의 상담 손님이 계약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통사정을 한다. 한 점포에 복수청약자가 있는것처럼 하는 경우에는 목청까지 높여가며 다른 청약손님이 아직 계약금을 넣지 않았지만 자신의 상담손님은 지금 즉시 계약금 전액을 넣겠다는 조건으로 사정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막상 눈앞에서 이런 저런 배려와 신경쓰는 모습과 설명을 듣고보면서 점포의 특혜성(?)가치를 탐내다 보니 정작 중요한 자신의 판단요소는 빠지고 신경써준 데 대한 고마움으로 투자자의 마음이 가득해진다. 

    그러나 위험성은 이런 특별함을 강조하는 것에 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면 일면식도 없던 사이에 나를 위해 그렇게까지 희생하며 내 이익을 뛰어준다는 것이 쉬운 일일까. 조금만 돌아보면 알수 있는 이치를 현장에서는 왜 깨닫지 못하는걸까. 그것은 소수의 혜택받는 행운이 내게 온다는 욕심 때문이다.

    이런 빼주는 인심 마케팅에 현혹되는 책임은 상가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개인적 욕심에도 그 책임이 있다. 상가투자에서 중요한 대목 중 하나는 남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지겠다는 욕심을 통한 이익추구보다는 내가 결정하려는 점포의 가치가 충분한가를 따져보는 일이다. 이렇게 남보다 조금 더 좋은 조건에 점포를 공급받는 일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구매필요성을 좀 더 내실있게 검토해보지 못하고 구매결정을 하면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딱 열분에개만 이시간 이가격으로 제공해드리는 특별한 혜택입니다”라는 홈쇼핑의 홍보멘트처럼 정작 자신의 구매필요성을 꼼꼼하게 검토해보지 못하고 결정했다가 나중에 별 효용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홈쇼핑의 상품구매 경험을 기억해보자. 특히나 상가투자는 홈쇼핑 상품처럼 휙 내던질 수 있는 가벼운 상품이 아니라 내 소중한 재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