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리연꽃인가?” 멀리서 바라보니, 노랑으로 빛나고 있었다. 쉽게 볼 수 없는 꽃이어서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달려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연이 아니라 수련이었다. 노랗게 피어 있는 앙증맞은 꽃은 처음이다. 빨갛고 분흥 빛으로 빛나는 수련의 꽃은 많이 보았지만 노란 색의 꽃은 처음 본다. 단순한 꽃모양이 더욱 더 마음을 잡는다.

      

    꽃은 아주 작은 연못에 피어 있었다. 연못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아주 작은 곳이어서 꽃도 많지는 않다. 호스를 통해 떨어지는 물을 머금고 피어난 꽃이어서인지, 더욱 더 정감이 간다. 일상의 분주함으로 찌들어 있는 조급해져 있는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꽃이다. 꽃의 마법이라 말할 수 있었다. 

    연못이 만들어져 있는 곳은 폐교였다. 농촌의 인구가 급속하게 줄어들게 됨으로서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줄어들었다. 그러니 자연 기존에 있던 학교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농촌은 예외 없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학생 수가 줄어들어 결국 문을 닫게 된 학교를 도시의 메말라버린 마음을 달래주는 아름다운 곳으로 탈바꿈이 된 곳이다. 

    이름 하여 하늘 내 들꽃마을이다. 전북 장수군 천천면 연평리에 위치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곳이 연평초등학교였다고 한다. 옛 학교의 건물은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그리움을 자아내게 하고 있었다. 시멘트로 만든 상들이며 곱게 피어나 있는 구절초가 그 시절을 간절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얼마나 편안한지, 바라보는 것만으로 안온해진다. 

     

    초록의 잔디로 잘 조성되어 잇는 운동장에는 도시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신나게 놀고 있었다. 보기가 참으로 좋다. 그들의 흥겨운 모습을 바라보면서 무엇이 그렇게 바쁜 것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일에 쫓기다 보면 잠시 여유를 가질 틈조차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렇게 열심히 그리고 바쁘게 뛰어다녔는데 돌아다보면 없다. 아무 것도 없다. 

    산다는 것은 결국 숨 쉬면서 먹는 일이다. 그 것을 위해서 그렇게 바삐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누구를 위해 그렇게 뛰어다녀야 하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그렇게 분주하게 달려야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하얗게 피어난 구절초의 넉넉함을 바라보면서 그런 여유를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하늘 내 들꽃 마을의 운동장을 바라보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가장 아름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강력하게 추구하고 있었던 탐욕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개인의 이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소유욕을 불태우고 있었던 것은 나를 아름답게 만들 수 없었던 것이 확실하다.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삶의 태도란 무엇일까? 그 것은 바로 눈에 들어오는 운동장의 모습이 아닐까? 초록 잔디를 아름답게 바라보고 피어 있는 꽃을 찬양하며 그 안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들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식물의 모습에서 탐욕은 찾아볼 수가 없고 꽃에서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것은 더욱 더 찾아볼 수 없다.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다. 

    심장이 뛰고 있는 나 자신도 결국 자연의 일부가 분명하다면 답은 분명해진다. 자연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을 존중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이란 존재 그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 그들과 함께 동반자로 여기면서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뚝한 삶이 아닐까? 꽃이 참 깨끗하였다.<春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