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등원론'이 한풀 꺾이는 모양새지만 손 대표는 여전히 등원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단 자신을 제외한 당 지도부가 조기 등원론에 제동을 걸면서 손 대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18일 오전 월간중앙 정치포럼 강연에서 손 대표는 등원과 관련, "의원들과 협의해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정치를 파탄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그 역할을 찾도록 하려는 것이므로 현명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등원을 무한정 늦출 순 없다"는 기존 발언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후퇴한 느낌이다.

    그는 강연 직후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조기 등원론에 대해 당내에서 앞서간다는 비판이 많다'는 지적에 "앞서나가긴 뭐가 앞서나가느냐. 원칙론을 애기한 것"이라며 "내가 내일 당장 들어가자고 그랬느냐"고도 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여전히 장외투쟁 보다는 등원해 야당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강연에서도 손 대표는 "내가 야당 대표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같이 앉아 촛불 들며 두 가지 착잡한 생각이 교차했다"며 "야당 대표가 촛불을 들고 무슨 역할을 하나 하는 자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민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면서 "호응하는 분도 있었지만 퉁명스럽게 반응하는 분도 있었다. 국회로 돌아가라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국회와 정부, 시민사회의 역할이 새롭게 규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지난 1월 대표로 취임할 당시 제시했던 '새로운 진보' '제3의 길'이란 노선이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몰매를 맞고 있는 형국이지만 손 대표는 자신의 노선이 정답임을 역설했다. 그는 "새로운 진보의 새로운 구성요소는 유능한 진보"라며 "투쟁만 하는 좌파가 아니라 사회적 발전에 적극 기여하는 진보, 실용적 진보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내용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진보가 앞장 서는 것이고 그래서 노조도 일자리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시민참여의 성과를 거두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이라며 "아무리 직접민주주의가 발달해도 그것을 제도화 시키지 않으면 국민 국가에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다. 정치의 영역을 계속 만들어가는, 정치의 성과를 만드는 국회가 돼야한다"고 말한 뒤 "정치는 시민 속에 들어가지만 단순히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선도해야 하고 오늘의 현실에 따라가는 것 만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