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13일 "언론플레이에 침묵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초선 의원 20여명이 정두언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려 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으로 촉발된 '이상득 퇴진론'으로 여권이 뒤숭숭하다. '정두언-이상득' 간 권력투쟁으로까지 비화되며 긴장감이 팽팽하다. 이런 가운데 고 의원을 필두로 한 20여명 초선 의원들이 12일 회동을 갖고 정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표면적으로 이들의 비판은 이 전 부의장의 편에 선 것처럼 비쳐 이 전 부의장의 대대적 반격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기 때문.

    이와 관련, 고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침묵하면 소장파의 절대적인 목소리가 정 의원의 발언을 인정하는 것처럼 되는 게 우려스러웠다"며 "여러 의원들에게 문의한 결과 정 의원 발언에 동조하는 분은 많지 않았다. 사실 의원총회 때도 동조자는 극소수였는데도 정 의원이 언론플레이를 했다. 언론플레이를 하는 데 더 침묵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부의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이 전 부의장과는 전혀 상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 의원은 "계파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지 않는다"면서 "이번에 동참한 의원들은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싫어한다. 초선 의원들이 논란에 휩싸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당 상황을 더 두고 볼 수 없어 결국 총대를 메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초선 의원들의 이번 행동은 권력 투쟁 연장선에 있는 게 아니라 당에 대한 충정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분란으로 민심이 돌아서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향후 행보와 관련해선 이날 홍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사태 수습에 나섰던 점을 언급한 뒤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여기서 더 말을 하면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 의원은 "정 의원과 일부 소장파가 또 우리를 도매급으로 몰고간다면 의총에서 우리들의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고 뼈있는 경고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