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애플사의 스타 CEO 스티브 잡스가 새로운 아이폰인 '3G 아이폰'을 발표했다. 전세계에 팬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한국에도 마니아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어서 그의 발표를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본 네티즌도 꽤 되는 듯 하다.

    이번 발표에서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부분은 아이폰의 가격이었다. 199달러라는 금액으로 아이폰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3G 핸드폰으로 기존의 아이폰에 비해 빠른 처리속도도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였다. 

    그런데 가격이나 아이폰의 기능 같은 것보다도 네티즌의 관심을 더 받았던 부분은 바로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와 '모바일 미'였다.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란 기존의 애플사가 '아이팟'을 판매하면서 '아이튠스'라는 온라인 콘텐츠 시장을 함께 제공한 것처럼 이번엔 컴퓨터의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모바일 시장을 기기와 같이 런칭한 것이다. 이제 아이폰의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 가게에서 골라서 구매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시장에 올라온 애플리케이션 중에는 애플사가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닌 '3rd party'라고 부르는 제3의 회사들이 만든 것들이 올려져 있는데 이는 애플사가 자신들의 아이폰에서 구동이 가능하도록 개발 프로그램의 일부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제3의 개발자들의 자발적 참여는 애플사에는 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추도록 해주고 있으며 개발자들에게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공간을 확보하고 경제적인 성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윈윈 모델인 것이다.

    '모바일 미'는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개념을 핸드폰에 적용한 서비스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2006년 9월 세계적 검색업체 구글의 직원인 크리스토프 비시글리아가 에릭 슈미츠 최고경영자(CEO)와의 회의에서 처음 제안했다고 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동안 PC에 있던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슈퍼컴퓨터에 두고 어느 장소에서나 어느 기기로든 접속을 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런 개념이 가능해지면 우리가 상상하는 유비쿼터스 세상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모바일 미'는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이 데스크탑을 위주로 구상되던 것을 모바일에 적용한 점이 독특하다. 사실 3G 아이폰이 발표되던 때와 비슷한 시점에 삼성에서도 아이폰의 기능을 오히려 뛰어넘는다고도 할 수 있는 '옴니아'폰을 세상에 내놓았다. 일부 언론에서 아이폰의 대항마로 소개된 이 핸드폰은 그 기능으로 보면 거의 컴퓨터에 가깝다는 찬사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 핸드폰은 아이폰이 함께 발표한 '모바일 미'와 같은 서비스가 동반으로 기획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앞으로 웹이라는 환경에서 어느 기기든 브라우저만 있다면 아주 낮은 사양이더라도 마치 내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듯이 가능한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줄 차세대의 컴퓨터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이유 기존에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판매하여 전세계 시장을 장악한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스티브 잡스, 세상 변화 꿰뚫어보며 시장을 앞서서 만들어 나가

    "제2의 디지털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MS 플랫폼이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혁명의 중심이 될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구글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는 자신의 회사에 대한 커다란 위협이지만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구글과 MS에 이어서 IBM, 델, 선 같은 컴퓨터 업계의 기린아들이 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새로운 서비스들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유명 경제주간지 포천도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달로 PC는 사망 선고를 당하게 되지만 결국 디지털라이프는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사를 실기도 했다. 이에 애플사의 잡스도 발빠르게 이 개념을 자신의 아이폰에 포함시킨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었고 이 이름을 '모바일 미'라고 명명한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잡스라는 뛰어난 CEO는 아이폰이라는 하나의 기기를 세상에 내놓고 그저 핸드폰이라는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새로운 핸드폰을 새롭게 쓰는 방법까지를 세일즈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 포화된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새로운 서비스와 결합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삼성도 '옴니아'라는 핸드폰으로 시장을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이 핸드폰을 새롭게 쓰는 방법도 같이 만들어내어서 소비자에게 제공해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하드웨어를 생산해 내는 회사들도 서비스와 그 서비스로 이용 가능한 콘텐츠를 함께 고민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노키아라는 세계 최대의 핸드폰 회사는 자신들의 핸드폰으로 다양한 웹상의 기능을 즐길 수 있도록 'Ovi'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용 가능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은 기기-콘텐츠-서비스-네트워크가 함께 연결시켜 구상하지 못하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런 세상의 변화를 스티브 잡스는 너무나 잘 꿰뚫어 보며 시장을 앞서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www.showpd.pe.kr 쇼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