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6일 사설 <한나라당 '복당(復黨) 치고받기' 지겹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5일 "내가 이번 7월 전당대회에 나가지 않을 테니 (친박 세력을) 전부 복당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강재섭 대표가 "내가 대표로 있는 한 친박 세력의 복당(復黨)은 없다"고 한 데 대한 반격이다.

    박 전 대표의 얘기는, 친박 세력이 복당해 박 전 대표 자신의 당권 도전에 힘을 보탤까 봐 막는 것이라면 자신이 출마를 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친박 세력의 복당이 허용되지 않으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명백히 부인하지 않았다. 상당히 고단수의 프로 정치인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복당 문제를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 했지만, 강 대표의 뜻이 이 대통령의 뜻이나 마찬가지이니 이 싸움 역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치고받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나는 계파 정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정말 그럴까.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사람들에게 "선거에서 살아서 돌아오라"고 했다. 한나라당 후보를 꺾으라는 말이다. 이게 계파 정치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것이 계파 정치일까. 다른 무엇보다 이렇게 친박 세력의 복당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계파 수장(首長)의 모습 그대로다.

    지금 한나라당 일각에선 친박 세력의 복당에 대해 "오로지 권력 투쟁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을 집 안으로 들여서 대통령 국정 수행은 뒷전으로 미뤄 놓고 차기, 또는 계파 싸움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총선 전후 박 전 대표 주변의 광경을 보면 친박 세력이 복당한 뒤에 자기들끼리 뭉쳐서 당내당(黨內黨)을 만들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선거 직전에 탈당해 출마하는 해당행위를 한 사람들을 선거가 끝나자마자 다시 받아들인다는 것은 한나라당 소장파 일부가 하는 말대로 "정당정치에 대한 우롱"이다. 그러나 복당 논란이 커지는 것은 당 주류가 이번 7월 전당대회에서 박 전 대표 측에게 당권을 주지 않으려는 그 속셈을 읽혔기 때문이다.

    한쪽은 기어이 하려고 하고, 다른 쪽은 기어이 막으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결국 사적 감정 때문에 친박 세력의 복당을 막는다"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국민 보기에 감정은 양쪽이 다 갖고 있는 듯하다. 어느 한쪽이 먼저 그 사적 감정을 버리지 않으면 5년 내내 이렇게 치고받으며 세월을 보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