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외교통상부가 국제외교라는 측면에서 지혜롭지 못했다"며 과거 정권의 외교행태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에 앞서 "우리 외교는 철저한 국익을 위주로 해 실용주의 외교로 가야한다"며 "친미도, 친중도 없으며 국익이 맞으면 서로 동맹이 될 수 있고 국익에 위배되면 오늘 시대에 동맹이란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한일, 남북 관계에 대한 외교부의 과거와 '달라진' 자세를 강력히 요구하면서 4강외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21세기 세계는 지역간 다자간 협력체계로 나가는 시대"라며 "한국이 지역간 다자간 협력에 있어 무엇을 했는가 되돌아보면 21세기 세계추세와 걸맞지 않는 외교행태를 했고, 외교부가 그 중심에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부의 지나간 기간 동안 한 것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불만이 좀 있다"고도 했다.

    "친미, 반미 분위기 21세기에 맞지않다…철저한 국익위주 실용외교해야"

    노무현 정권 하에서 불편해진 한미관계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외교부는 오랜 동맹국 관계에 있던 미국과도 제 역할을 못했다"며 "외교부 자체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무엇이 국익에 도움되는지 생각하지 않고 여러 갈래로 의견을 달리했다"고 지적했다. 또 "친미다 반미다 이런 것이 외교부에 있고, 대한민국 내에 그런 분위기가 있다는 것은 21세기에 맞지 않는다"면서 "철저한 국익위주의 실용외교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내에 국익보다 이념을 우선하는 '반미 분위기'가 있음을 적시하면서 이에 대해 엄중 경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미국도 국익에 위배되면 한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며 "가장 슬기로운 외교는 미국과 한국의 국익을 맞추는 것"이라며 실용외교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정학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볼 때 지혜로운 외교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도 서로 국익을 유지하며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인가 (고민하고) 일본도 서로의 국익을 위해 조화시키고 맞춰야한다"고 주문했다.

    "북한과 셔틀외교 못할 이유있나…북한인권, 대북전략과 별개"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이 대통령은 "양쪽이 이념적 논리로 개입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대통령은 "임기 중에 남북간에도 한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느 때든 자주 만나야한다. 일본과도 셔틀외교를 하는데 북한과 못할 것이 뭐가 있나"고 반문하면서 "대남전략, 대북전략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을 갖고 어느 누구도 무력을 통해 통일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북한 지도자와 마음의 문을 열고 진정한 마음에서 대화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진정한 남북의 국민이, 주민들이 행복하게사는 데 무슨 도움을 줄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면서 "남과 북이 서로 주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그 점을 존중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대북전략 측면이 아니라 소위 인류, 인간의 보편적 행복기준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지 대북전략은 절대 아니다. 외교부도 이해를 함께 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언제나 통일해야될 하나의 조국임은 틀림없다"고 강조하면서 "북한과 대치해 남북화해에 손상이 간다든가 하는 생각은 전혀 없다. 어느 때보다 남북이 화해하고 화합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경제 상황, 정부의 6%성장 목표 등을 지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계적 에너지 확보를 위한 자원외교"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원외교의 중심 역할을 외교부가 해야한다"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