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범여권의 텃밭으로 여겨져 왔던 호남지역 유권자들도 범여권 단일후보 중 누가 나오더라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훨씬 많은 유권자가 현실 정치문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주간조선(9월21일자)이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11일 실시한 호남(광주·전남·전북) 지역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조사 결과, '대선에서 범여권 단일후보와 한나라당 이 후보가 맞대결을 벌인다면 누가 승리할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이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58%로 나타나 '범여권후보가 승리할 것'이란 응답(30.6%) 보다 더 높았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대부분(88.6%)이 이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대통합민주신당(44.4%)과 민주당(53.7%) 지지층에서도 절반 가량이 범여권 후보가 이 후보를 이기지 못한다고 답했다.

    한편 호남사람들은 김 전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68.8%가 답했고 26.6%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이 지역에서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호남지지율은 14.4%로 통신당(27.6%)과 민주당(18.5%)보다는 낮았지만, 예전 10%에도 못 미치던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는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호남에 피해가 있을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없을 것'이란 응답(52.5%)이 '있을 것'(44.4%)이란 응답에 비해 더 많았다.

    전체 대선후보 지지율조사에서는 이 후보 33.1%,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20.8%,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13.4%,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6.1%, 이해찬 전 국무총리 4.2%, 권영길 전 민노당 대표 3.7%, 조순형 의원 2.1% 등의 순으로 나타나 이 후보의 독주현상이 호남지역에서도 계속됐다.

    하지만 범여권후보가 한 사람으로 단일화되고 한나라당 이 후보와 1대1 맞대결을 펼치는 가상대결에서는 범여권주자들이 압도적으로 밀리지는 않았다. 이 후보와 정 전 장관의 양자 대결에서는 48.8%대 46.5%로 나타나 오히려 정 전 장관이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손 전 지사와의 대결에서도 이 후보(49.6%)와 손 전 지사(44%)의 지지율 차는 오차범위 내의 근소한 차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 비례할당 및 체계적 추출법에 따라 호남(광주 전남 전북)지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를 통해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 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