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박근혜 전 대표가 2일 대구를 찾아 지역선대위 해단식을 대규모로 개최키로 한 데 대해 이명박 대선후보측은 '관례적 행사'라며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박 전 대표가 TK 방문을 통한 세력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은 쉽게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전 대표의 해단식을 두고 "겉으로는 문을 닫는 행사지만 뒤로는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지역소식통은 "해단식을 핑계로 한 세과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당의 공식적인 '화합워크숍'에 불참했던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해단식에 대거 참석한다는 것은 오히려 자신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며 "낙선사례와 같은 인사차원의 행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측 한 의원은 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구·경북 캠프 해단식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많이 온다고 들었다"면서 "행사 자체보다는 어떤 발언이 나올 지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이 의원은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경선후보가 자신의 지역구(달성군)에서 인사할 기회를 가지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나"며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또 다른 대구지역 한 초선 의원은 "민감하게 이야기할 것까지 없다"며 확대해석을 피했다. 그는 "물론 해단식을 통해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대외에 확인시키겠다는 것으로는 볼 수 있겠지만, 그 외 특별한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히려 서울(지난달 21일)에서 가진 해단식이 더 문제였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해단식인지 출정식인지…"라고 말해, 박 전 대표측의 세과시 행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이명박 대선후보는 주요 당직자 인선을 통한 '이명박 체제'굳히기에 이어 자신의 공약과 당의 정책을 접목시키는 '정책조율'을 시작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전남 구례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를 통해 '화합 모드' 구축을 일단 마무리한 이 후보는 1일 여의도 당사로 출근, 정책회의를 갖고 9월 일정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이한구 정책위의장, 임태희 비서실장, 그리고 캠프에서 정책공약을 담당해왔던 강만수 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등과 함께 경선 과정에서 내놓은 후보 공약과 당의 정책을 접목시키기 위한 정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재검토 논란에 휩싸인 한반도 대운하 구상, '대한민국 747(경제성장률 7%, 개인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또 휴일인 2일에는 별다른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채, 평소와 같이 교회에서 예배를 한 뒤 가회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내주까지 주한 외교사절, 사회각계 원로 등과의 면담을 이어간 뒤 10일부터 추석을 앞둔 민생탐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측 한 관계자는 "추석까지 실업문제 해결과 같은 구체적인 테마를 갖고 전국 민생현장을 둘러볼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