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은 2일에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향해 겨눈 검증의 칼날을 거두지 않고 공세를 이어갔다. 언론을 통해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위장전입’에 이어 ‘형법 위반 의혹’ ‘처남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이 전 시장과 관련된 의혹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기에 ‘검증 고삐’를 바투 잡겠다는 심산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의 처남 김재정씨가 전국 47곳의 67만여평에 이르는 곳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한 일간지 보도에 대해 “돈(부동산 구입 자금)이 어디서 나와서 어떻게 흘러갔는지 나와야 한다”(최경환 종합상황실장)며 이 전 시장 측의 해명을 요구했다. 특히 김씨의 재산목록을 당 검증위원회에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박 전 대표 측은 김씨가 이 전 시장 재산관련 의혹들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전날 유승민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전 시장이 LKe뱅크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취임한 외국인 이사들이 허위인물이어서 공정증서원본 등 부실 기재 등의 형법을 위반했다’는 한 주간지 보도를 거론하며 이 전 시장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 측의 날선 검증 공세에는 ‘문제 있는 후보로는 본선 필패’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자신들의 철저한 검증 요구를 “경선에서 걸러낸 후보가 본선에서 낭패를 보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철저하게 따져보지 않고 설렁설렁 대강해서 사람을 내보냈다가 본선에 가서 (옥천땅) 51만평 이거 무슨 돈으로 산거냐고 문서를 들이대서 따지면 어쩌느냐”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철저히 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원들끼리 하는 경선도 아니고 국민 50%가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이다. 일반 국민들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미심쩍어 하거나 의문을 가질 때는 풀어주는 것이 도리다”며 “언론에서 이것은 법에 위반된다, 아주 큰 의혹이라고 지적하는데도 (이 전 시장이) 구태여 피하니까 알권리를 충족시켜준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릇론’으로 검증 공세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이 전 시장 측 입장과 관련, “언론에서 제기했던 의혹이 벌써 5~6가지가 넘지 않느냐. 오늘 아침에도 어느 일간지에서 뭔가(처남 부동산 투기 의혹)를 실었다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아무 대꾸를 안하겠다고 한다”며 “그것은 일하다가 손을 베이고 다치고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느냐. 법을 위반하거나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문제 아니냐)”고 비판했다.

    지난달 28일 이 전 시장이 당 정책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릇도 깨고 손을 벨 때도 있었다. 순백의 삶은 아니더라도 그 시대의 도덕적 기준을 지키며 살아왔다”며 이른바 ‘그릇론’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정주영 회장이 똑같은 말을 했을 때는 승복했다. 정 회장은 일제시대를 거쳤고 6…25전란의 혼란기를 거쳤다”며 “그런데 이 전 시장은 정 회장이 안정기에 들었을 때 옆에서 거들었을 따름 아니냐. 정 회장과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은 납득이 잘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 전 시장 측 공성진 의원의 ‘분당 발언’에 대해서는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했을 리 있겠느냐”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