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 내에선 20여명에 이르는 인사들이 차기 대선주자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일부는 이미 출사표를 던졌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대선출마 여부를 신중히 저울질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같은 대선주자 '난립'상황이 올 연말 대선보다는 내년 총선을 겨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유독 친노(親盧)진영에서 대선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 친노진영에선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외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현 참여정부평가포럼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기’중이다.

    이들이 앞다퉈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이유는 싸움에 ‘올인’하려 한다기 보다는 대선을 친노세력 유지를 위한 기회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이 과정에서 자기 세력을 확보하고 견고함을 여실히 보여준다면 총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지분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배분을 비롯한 공천권 등의 지분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술책이라는 것이다. 

    김한길·박상천 중도통합민주당 대표의 대선출마설이 나도는 것도 비슷한 의도라는 관측이 많다. 범여권 대통합이 현실적으로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도 총선에서 특정 지역에서 세력화를 꾀하려면 올 연말 대선 국면을 적절히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는 얘기다. 범여권내 대통합파 일각에서 중토통합신당 창당을 겨냥해 “결국 총선에서 특정지역에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정치권의 한 축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게 나니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때 향후 범여권은 난립돼 있는 내부 대선주자를 ‘교통정리’하는 과정에서 대선보다는 내년 총선을 겨냥해 서로간의 정치적 ‘물밑 합의·연대설’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치권 안팎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를 필두로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중심의 범여권 대선 구도도 향후 ‘교통정리’과정에서 크게 한번 흔들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견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10%대를 넘는 유력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이 범여권 내 대선구도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