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인도 해외탐사에 나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중동 석유자본 국내 유치와 동시에 중동지역의 대형 플랜트 산업 진출이라는 두 전략을 통해 제 2의 한국 경제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일 오전 두바이에 도착한 이 전 시장은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국왕을 거론하며 "우리도 두바이와 같은 리더십만 있으면 세계 7대강국은 문제가 아니다"며 , 본격적인 '창조적 국가 리더십 탐사'를 시작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은 숙소인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두바이는 중동국가 중 기름이 적게 나는 나라이지만, 오히려 지도자의 상상력과 리더십 덕분에 중동국 사이에서 가장 큰 중심국이 됐다"며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우리도 자원은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국민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리더십만 있다면 세계 7대강국은 문제도 아니다"고 말했다.

    두바이를 아랍에미레이트 연방 7개 토후국 중 유일한 국제 무역항으로 발전시켜 세계적 중계무역지로 성장케 한 셰이크 모하메드는 역발상적 상상력과 추진력을 갖춘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르면 이날 오후(현지 시간) 모하메드와 회동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 전 시장은 "중동에 몰려있는 세계의 돈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 재원으로는 한계가 있는 국가 경영발전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의 해결책을 중동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해안벨트, 새만금사업 등 대형사업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국내기업과 국가재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오일달러' 유치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 "외국자본이 온다는 것은 외국 관광객의 관심을 갖게하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자신의 공약1호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오일달러 유치'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시장은 "대운하에 외국기업 몇군데가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우리 기술과 돈이 있는데 외국자본이 올 필요는 없다"며 "굳이 들어온다면 대운하 양면을 따라 조성될 문화 관광 IT벨트에 투자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이곳에서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느라 플랜트 사업이 많아져 '제 2의 중동붐'이 일고 있다"며 "70년대 중동을 통해 오일쇼크를 극복했듯이, '제 2의 한국경제도약'과 '위기극복'에 중동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단순노동일이 아닌 내수에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 특히 중소기술제조업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 2의 중동진출'도 함께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모하메드와의 면담이 성사되면 그에게 '연내 방한'을 권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셰이크 모하메드가 세계적 CEO로 인정받으니까 (나와) 공통점도 있고, 비지니스 마인드를 갖고 얘기하면 (협조가) 잘될 것으로 본다"며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될 것"고 말했다. '혹시 지원유세를 요청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농담에 이 전 시장은 "내가 외국 지도자들에게 해달라면 해줄 사람 많을 걸요"라며 웃어넘겼다.[=두바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