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변호사는 9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발상을 비판하면서도 자신은 정치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함께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범여권의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발상 대신 그 돈과 역량을 소프트 웨어, 대안적 가치에 쏟아부으면 우리사회를 더 성장시킬 것"이라며 "과거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권에 들어갈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꼭 지도자가 되라는 법은 없다"며 "지난 총선 때는 한나라당에서 공천심사위원장 해달라는 부탁도 받았는데 정치에 생각이 있었다면 그때 갔을 것"이라고 손사래 쳤다.

    박 변호사는 이어 "지금 하는 희망제작소 일이 너무 신난다. 나의 길은 (정치와는) 좀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정치권 참여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참여연대 사무처장(1996~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2002~ ), 희망제작소 상임이사(2005~ ) 등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일부 시민사회 단체가 공개적으로 대선 개입을 선언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시민사회단체가 구체적 정책에 매달려 대선 과정을 업그레이드 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다"면서도 "너무 정치적으로 하면 선거에 기여하는 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또 한국사회가 이념갈등이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총론적 사회, 각론이 없는 사회"라며 "극단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 사회는 위험한 사회"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회 지도층이 형평과 중용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자신의 이런 지적이 정치권에서 유행하는 중도론과는 다른 '형평감각'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차기 대선주자의 자질에 대해서 "사회가 다양해 졌는데 통합이 이뤄지지 못하는 건 정치권 등 사회지도층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고 통합의 가치를 끌러낼 리더의 조건은 "자기희생"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