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나무 이름에는 제각각의 모양과 특성에 맞게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 사물의 이름을 정하는 데에는 사물의 공통점을 가지고 사물을 분류하고 형태를 묘사하여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식물의 이름은 모양, 빛깔, 길이, 굵기, 성질, 상태 등을 기준으로 명칭을 정하여 불려지게 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곧은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끝말에 ‘풀’ 또는 ‘초(草)’가 붙어 풀로 오해를 받는 나무가 있다. 

    ‘된장풀’은 줄기와 잎을 된장에 넣으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된장풀은 풀이 아니고 콩과의 낙엽활엽 소관목으로 높이는 30~90cm으로 꽃은 8~9월에 피고 열매는 9~10월에 열리는 나무이다, 나무인데도 불구하고 줄기가 가늘고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가지 끝이 녹색을 띠어 풀처럼 연약하기 때문에 풀처럼 보인다.

    ‘조회풀’은 미나리아제비과의 낙엽 관목으로 높이는 1m이고 꽃은 8~9월에 피며, 열매는 9월에 열리는 나무로서, 한방에서는 뿌리를 냉치료나 건위제로 사용한다. 줄기가 가늘고 나무질의 발달이 약한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린네풀’은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의 이름을 기념해서 붙인 나무이름으로 인동과의 상록소관목이다. 줄기는 1m정도까지 자라며, 꽃은 7월 분홍색으로 핀다. 열매는 10월에 익으며 줄기의 지름이 가늘기 때문에 나무로 보기엔 너무 가늘어 풀로 오해를 받는다.

    ‘골담초(骨擔草)’는 한자를 풀이하면 뼈를 책임지는 풀이란 뜻으로 콩과의 낙엽활엽관목에 속한다. 높이는 2m이고 꽃은 5월에 노란색으로 피며, 열매는 8~9월에 열린다. 골담초는 특히 약재로 쓰이는데 뿌리는 신경통, 강장, 부인병에 사용된다.

    ‘죽절초(竹節草)’는 대나무 마디같이 생기고 녹색을 띠는데, 홀아비꽃대과에 속하는 상록활엽관목이다. 높이 1m이고 꽃은 6~7월에 녹색으로 피며, 열매는 10월 열린다. 죽절초의 줄기가 약하고 녹색을 띠고 있어 풀로 불리는데, 같은 죽절초를 북한에서는 죽절나무로 부르고 있어 남북한의 명칭의 차이를 보인다. 

    그 외에도 낭아초, 만병초 등의 나무들도 풀, 초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낭아초(狼牙草)’는 이리의 이빨과 비슷한 모양이어서 생긴 이름으로 콩과의 낙엽활엽관목이다. ‘만병초(萬病草)’는 약재로 쓰는 식물인데 만가지의 병에 쓰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만병초는 풀이 아닌 철쭉과의 상록활엽관목이다.

    우리의 생활 가운데 접하는 나무의 이름에는 여러 가지 숨은 뜻이 있다. 이러한 숨은 뜻을 알게 되면 어제 보았던 나무가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