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 직원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 있다. 독일의 남서부에 위치한 흑림지대다. 도대체 어떤 숲이길래 흑림으로 불릴까 무척 궁금했는데 3년 전 드디어 나에게도 직접 내 눈으로 ‘검은 숲’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흑림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가문비나무가 울창하게 자라서 멀리서 보면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는 것과 숲 속에 들어가면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나무가 울창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내 눈 앞에 펼쳐진 울창하게 자란 가문비나무 숲을 보면서 자연의 웅장함과 함께 독일인의 숲에 대한 자부심이 함께 느껴졌다.

    관광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에 의하면 흑림은 산림의 황폐화를 심각하게 느낀 독일인들이 1800년 초부터 100년 동안 대대적으로 국토녹화 사업을 벌인 결과라고 한다. 2차대전 이후 독일이 패전하고 연합군과의 보상금 처리 문제 때 연합군 측에서 독일 흑림의 나무를 잘라서 팔라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독일인들이 흑림만은 절대로 안된다고 했다고 한다. 덕분에 지금의 흑림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그 숲은 독일인들의 자부심이며 긍지인 것이다.
     
    독일인들은 숲을 현 세대의 것이 아닌 후대를 위한 것으로 여겨 사고파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지속가능한 숲이 되도록 가꾸고 보호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독일인들의 숲에 대한 철학이 흑림과 같은 숲을 훼손되지 않고 유지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숲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생태적으로 건강한 숲을 조성하기 위해 천연림으로 복귀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시도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숲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도 해방 이후 황폐화된 숲을 복구하기 위한 산림녹화사업을 30년 이상 실시하였다. 이는 최단기간에 녹화에 성공한 사례로 전 세계에 유래가 없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자부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제 우리 숲은 경제성을 갖춘 숲으로 거듭나야 할 시기이다. 1일부터 30일까지는 산림청이 정한 숲가꾸기 기간이다. 숲가꾸기는 연중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이 기간만이라도 우리 국민모두 한마음으로 숲을 가꾸고 돌보는 마음을 지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