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의 사퇴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원내대표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여러 차례 밝혔 듯이 내년 1월에는 (원내대표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당에도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하라고 얘기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한 측근도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사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사퇴가 임박함에 따라 관심의 초점은 차기 원내대표에 쏠리고 있다. 이번에 선출될 원내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임기가 마무리되는 각 상임위위원장 배분 등 굵직한 정치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때 보다 정치적 영향력을 많이 행사할 수 있고 그만큼 개인적인 당내 정치세력 확산에도 플러스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또 내년 6월 당에 복귀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박근혜 대표 역시 차기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자신들의 대권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당내에선 김무성 전 사무총장과 안택수 의원 등이 강 대표의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장 측은 "당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해 출마가능성을 시사했고 안 의원의 경우 주변 의원들이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차기 원내대표직이 '노른자위'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두 사람만 거론되고 있는 것은 당내 3선급 의원들 대다수가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 이제껏 5선인 김덕룡 강재섭 의원이 원내사령탑을 맡아왔지만 이젠 더 이상 5선 의원 중엔 원내대표직을 할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이 현 한나라당의 상황.

    때문에 자연스레 차기 원내대표직은 3선 의원에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재선급의 소장파 의원이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최근 소장파가 잇따라 선출직 선거에서 패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사리 출마를 선택하진 못할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 결국 지방선거를 준비중인 의원들간의 '후보단일화' 등 교통정리가 이뤄지면 이들 중 원내대표로 방향을 선회할 의원들이 상당수 나올 것이란 전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간 정리가 끝나면 지방선거를 포기하고 원내대표직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의원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차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계동 의원과 이재오 의원은 1월 5일 후보단일화를 마무리짓고 출마를 포기하는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혹은 차기 대표직에 도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미 15명의 지인들로 '박계동-이재오 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4일 회의를 갖는 등 발빠르게 후보단일화 작업을 추진중이다. 한 관계자는 "1월 5일 최종 결론이 날 것이며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출마를 포기하는 의원은 당내 선거로 방향을 바꾸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학법 반대투쟁에 대한 찬반론이 당내 세력간 계파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세력간 기싸움은 이같은 갈등을 더욱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차기 원내대표 선출의 경우, 차기 대권후보인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강재섭 등이 자신에게 유리한 대권구도를 차지하기 위해 각자 자신들의 세력을 통해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 '차기 대권 후보간의 대선경쟁 1차전'으로 확전될 개연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