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미리 막지 못한 책임 통감""과거 잘못, 과감하게 끊어 내야""민주당엔 사과할 이유 없다"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국회도서관 입구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국회도서관 입구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여당 대표로서의 책임을 재차 사과하는 한편, 현 정국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문 쪽을 가리키며 "그날 밤 우리 국민의힘은 바로 저 좁은 문을 통해서 어렵사리 국회에 들어가 계엄 해제에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현장에는 진종오·안상훈·정성국·고동진·김종혁·윤희석 등 전·현직 당 인사들과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도로 양옆으로 몰려들어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을 막은 건 피땀으로 이룩한 자유민주주의 시스템과 이를 삶에서 녹여내고 실천해 온 국민"이라면서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날 밤 계엄 발표를 보자마자 냈던 '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 막겠습니다'라는 메시지는 개인이 아니라 국민의힘 대표로서 지지자들과 동료들의 마음을 담아서 공식적으로 냈던 메시지"라고 밝혔다.

    계엄 이전 정국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폭거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며 "헌법 정신을 저버리고 오직 머릿수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저열한 정치 논리로 22번의 탄핵과 함께 국정을 마비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안타까운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이 줄줄이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버텨내기만 하면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그날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이 나라 국민께서 지켜낸 민주주의가 온전히 회복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사실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에서 대통령실 특활비를 부활했고 대통령실 앞의 집회는 더 어려워졌다. 실세 측근 비서관은 국회에서 불러도 나오지 않고, 철석같이 약속했던 특별감찰관은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

    이어 "자기의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대통령이 사법부를 겁박하고, 사법부 인사에 개입하고, 검찰을 폐지하고 있다"며 "정적을 공격하라고 경찰을 사주하고, 대장동 공범들은 재벌 만들어줬다"고 언급했다.

    또한 " 헌법존중 TF라는 어이없는 이름으로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면서 10.15 주거 제한 조치로 국민의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딱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을 다 해서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자기들만의 축제로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과거의 잘못 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내일로 나가려면 과거의 잘못된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사과는 받는 사람 기준이고 이 사과를 받을 분들은 국민이지 민주당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에 사과할 이유가 없고, 민주당도 이 상황을 만든 데 대해 사과해야 될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성찰하고 다시 용기 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반성할 수 있는 용기만이 그 전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상처 입은 보수 지지자에게 약속 드리고 말씀드린다"며 "우리는 산업화·민주화를 일궈낸 대한민국의 주역이다. 우리가 대한민국 절반 그 이상을 받치고 있어야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고 번영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거다"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