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론스타 소송서 정부 승소에 "자랑스럽다"집값 상승에는 "윤석열·오세훈 탓" 책임 회피국민의힘 "후안무치 행태 부끄럽지 않나"
-
- ▲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론스타' ISDS 취소 신청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오후 3시 22분경 미국 동부 시간으로는 새벽 1시 22분경에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선고받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 소송에서 승소한 정부의 성과를 치켜세우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시절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소송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이재명 정부의 '치적'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정책 이후 이어진 집값 상승에 대해서는 '전 정권 탓'으로 돌리는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9일 대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3년 만에 론스타 소송에서 대한민국이 승소했다는 기쁜 소식, 그리고 4000억을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런 기쁜 소식을 들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인 성과에 더불어서 더욱 빛나게 된 대한민국을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전현희 최고위원은 "배상금 0원이라는 기적 같은 결과를 끌어낸 정성호 장관과 법무부 실무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고,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는 책임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의 이익을 지켜냈다"며 정부를 띄워줬다.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한국 정부의 승소 소식을 전하며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성공적 개최, 한·미·중·일 정상외교, 관세 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자찬했다.론스타는 2012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국제투자분쟁(ISDS)을 제기했다. 이후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배상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판정 취소 소송을 거쳐 정부 승소로 론스타에 약 4000억 원 규모의 배상금과 이자 등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사라졌다.윤석열 정부 때 취소 소송을 주도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이 정치쇼'에 나와 "민주당은 제가 이 취소 소송, 그러니까 항소한다고 할 때 '승산 없다. 이자 늘어나면 네가 물 것이냐'고 집요하게 공격했던 사람들"이라며 "그래 놓고 지금 와서 자기들이 자화자찬? 저는 솔직히 보면서 좀 황당했다"고 토로했다.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승소의 공을 가로채려는 민주당의 태도는 뻔뻔하다 못해 참으로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기여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소송을 방해하며 국민을 호도했다. 소송을 비난하고 가능성을 부정한 잘못부터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2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우리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며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리자 2023년 판정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론스타와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법무부 산하에 국제법무국도 신설했다.당시 한 전 대표는 취소 소송에 대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부정적이었다. 당시 현역 의원이던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가 론스타와 관련해 400억 원이 넘는 돈을 로펌에 썼다"고 비판했다. 송기호 현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판정 무효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한 전 대표는 이번에 김민석 총리가 소송 결과를 직접 발표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 때리기에 전념하던 김 총리가 뜬금없이 직접 브리핑했던데, 속보이게 숟가락 얹지 말고 대표로 사과하라"고 했다.국가가 당사자인 소송에서 주무부처는 법무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에 동석했으나 김 총리가 직접 브리핑을 주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김 총리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각을 세우며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자기 정치'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민주당은 론스타 소송 결과를 이재명 정부 성과로 강조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의 원인은 윤석열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전현희 최고위원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 부동산 폭등은 부동산 시장을 도외시한 윤 정권의 정책들,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가 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안무치의 전형"이라며 "전 정부가 세운 공은 가로채면서 현 정부의 과오는 전 정부에 떠넘기는 행태가 부끄럽지 않나"라고 혀를 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