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그림 만들려 약속 뒤집었다" 교민 격앙김병주 "이재명 정부 의지가 구출 원동력""구출한 문신 청년, 그래도 우리 국민"홍기원 "송환자 대부분은 온라인 스캠조직 피의자"
-
- ▲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캄보디아에서 감금된 한국인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밝힌 가운데,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 교민이 이를 실상과 동떨어진 자화자찬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해당 교민은 "정치적 효과를 노린 쇼는 교민 사회에 상처만 남긴다"고 지적했다.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청년 3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온다"며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으로 구출 작전을 펼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청년을 구출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캄보디아에서 장기간 사업을 해 온 교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여기서 수년간 수십 명을 조용히 구출해 온 교민들도 말이 없는데, 김 의원은 이틀 일정으로 와서 '내가 구했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정말 허탈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아덴만의 영웅이 되고 싶었던가"라고 꼬집었다.A 씨는 "김 의원이 구출했다고 밝힌 그 청년이 정말 피해자인가, 아니면 경찰이 조사해야 할 피의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범죄자와 교민을 구분해 달라, 캄보디아 사회와 한국 범죄 집단을 구분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좋은 그림의 각이 나오니 교민들과의 약속을 뒤집었다고 비판했다.A 씨는 "캄보디아에 와서 진상을 파악해 보니 범죄가 범죄를 낳는 구조임을 눈으로 목도하고도 구조 프레임을 짜고 본인을 영웅으로 홍보하는 것이냐"면서 "이 상황을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특히 A 씨는 김 의원이 구조했다고 공개한 사진 속 인물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교민 사회에서는 사진 속 인물이 오히려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된 범죄 연루자로 보인다는 주장이 나왔다.한편, 김 의원과 함께 캄보디아로 출국했던 같은 당 홍기원 의원도 지난 18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구출보다는 '빼낸 것'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조직에 억류 또는 활동하고 있었던 청년 3명을 빼내 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홍 의원은 "64명 송환자 중 다수가 피의자이며, 온라인 스캠 조직에서 활동했던 사람이 대다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국내로 송환한 이유는 캄보디아에 놔두면 그쪽 사법 시스템이나 사회적 문제로 상당수는 다시 빠져나와서 우리 국민을 상대로 또다시 사기 활동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홍 의원은 또 "이번에 송환된 사람 중 다수는 현지에 남기를 원했다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국내 처벌보다 현지 처벌이 훨씬 미약하고 이후에도 또다시 온라인 스캠 활동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홍 의원은 "국내로 들여와서 엄정하게 수사해서 처벌한다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고, 일부는 피해자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내로 빨리 송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했다.이러한 비판이 계속되자 김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가 입장을 냈다. 그는 "어떤 분들은 감금된 청년들이 불법을 저지를 죄인이며 죄인 줄 알면서 돈에 눈이 먼 범죄자가 아니냐고 하지만 그 말에 이면에는 가슴 아프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 담겨 있다"고 했다.그는 "청년들을 캄보디아까지 가게 한 것은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청년 일자리 문제이며, 그들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라고 했다.이어 "우리 사회 모두가 감당해야 할 굴레이며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영혼마저 팔고 싶은 청년들에게 우리 모두는 가해자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도 "그들은 한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을 저지른 청년들일 뿐"이라며 "자신들의 과오에 책임지고 용서받을 기회와 다시 내일의 꿈을 만드는 일은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김 의원의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범죄의 책임을 사회 구조 탓으로 돌리며 정치적 성과를 덧씌우고 있다는 비판이 오히려 더해지고 있다.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 사태에 있어서 정부와 여당이 렉카 유튜버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정치권은 행동대처럼 움직이기보다 지금은 구조적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비판했다.한편, 김병주 의원은 자신이 캄보디아로 들어가 구출한 3명의 청년들은 '로맨스 스캠 연예 사기' 가담자인 건 맞지만 우리 국민이기에 버려둘 수 없었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캄보디아 고위층에 부탁한 끝에 지난 17일 구출한 3명의 청년에 대해 "18일 오후 면담을 했다"며 "이들 모두 로맨스 스캠 연애 사기 초기 단계 일을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이어 "그 청년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것"이라며 "강압에 의한 면도 있고 사기를 쳤으니까 우리 국민 중 피해를 본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 의원이 구출한 사실을 SNS에 알린 청년 팔에 문신이 가득해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 용의자를 구출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정모 군은 제 지역구인 남양주을 주민의 아들로 부모가 시의원을 통해서 '제발 우리 아들 구출해 달라'고 해 나선 것"이라며 "국가의 역할은 국민 생명부터 지켜내야 하기에 일단 구출, 한국으로 송환해 수사를 통해 법적 처벌을 하고 처벌이 끝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악의 소굴에 그대로 있으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구출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 단장으로 캄보디아를 다녀온 김 의원은 "캄보디아 경찰에 잡힌 분 중 한국으로 오기를 거부하는 분도 꽤 있고, 부모하고도 통화를 원치 않는 분들도 있다"면서 "다행히 제가 구출한 3명 모두 한국행을 원했고, 간 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된 초범들이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