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산울림
    ▲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산울림
    70년 연극 인생 외길을 걸어온 '한국 연극의 대부'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가 4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유족에 따르면 임 대표는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이날 오전 3시 23분께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48년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과에서 연극 연출을 전공하고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다. 1955년 '사육신' 연출을 통해 연극계에 데뷔했으며, 1966년 한국 최초의 뮤지컬이라 할 수 있는 '살짜기 옵서예'를 연출했다. 

    1969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초연한 이래 각종 연극상을 수상하고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우리나라 연극의 위상을 높였다. 2016년에는 60여 년간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국일보 소극장에서 초연된 '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케트의 원작으로 부조리극은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연극사에 큰 획을 그었다. 50년 동안 1500회 이상 공연해 22만 명이 넘는 관객을 만났다.

    고인은 1970년 극단 산울림을 창단하고, 1985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소극장 산울림을 개관했다. 소극장 산울림은 현재까지 완성도 높은 국내외 문제작을 지속적으로 공연하며 국내 대표 극단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극단 최초로 1989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도 했다.

    아들인 임수현 산울림 예술감독(서울여대 교수)은 "내년이 산울림 개관 40주년인데 그 모습을 보시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며 "한국 연극계의 큰 기둥으로 고인을 기억해달라"고 전했다.

    유족으로 부인 불문학 번역가 오증자 서울여대 명예교수와 임수현 산울림 예술감독 등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8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