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가치 급속 추락 막아라"구두개입 효과로 환율 1400원 아래로 진입
  •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미국 달러에 자금이 몰리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아시아 전역이 환율 비상사태에 긴장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개입에 나섰다.

    현지시각으로 16일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전일 대비 0.27% 하락한 1708.92로 지난해 12월 13일(1707.77)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만 1.8%가 하락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꺾이고, 중동발 공포까지 겹치면서 달러화를 사모으는 행렬이 급증하면서 반대로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는 꺾이고 있다.

    "아시아 통화 대부분은 달러 강세에 굴복하게 될 것"이라는 바클레이즈의 경고가 나오는 등 여러 악재들이 아시아 통화를 억누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만6000루피를 넘어서는 통화 약세를 나타냈다.

    말레이시아 링깃 가치는 1998년 이후 26년 만의 최저치에 근접했고, 대만달러 가치는 2016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필리핀 페소 환율도 202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57페소를 기록했고, 인도 루피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본 역시 기록적 엔저에 우려가 큰 상황이다.

    34년만에 154엔을 넘어선 데 이어 155엔 돌파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원화 가치 역시 고민이 크다.

    원달러 환율도 전일 장중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을 넘기며 화폐 가치가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처럼 통화 비상에 각국 금융당국은 시장 개입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자국 통화 방어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본과 한국, 말레이시아 등은 구두개입으로 환율 방어를 시작했고, 인도네시아는 선물 및 현물 시장에 개입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최근 원화와 엔화의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성에 공감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양국 공동 구두 개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재무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계기로 만나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일단 환율도 급등세가 주춤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4.50원(0.32%) 하락한 1390.0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1388원대까지 진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