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뜨거운 美 경제지표 … 인플레 우려 지속
  •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어가는 사이 오히려 인상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미루는 발언이 잇따르면서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론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현지시각으로 9일 주요 외신 및 리서치에 따르면 연준 간부와 IB 관계자들이 잇달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매파들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미셸 보먼 미 연준 이사는 금리 인상에 대해 첫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거나 반등한다면 향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여야 할 필요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히며 시장을 흔들었다.

    이어 "기준금리를 너무 이르게 또는 너무 빨리 내리는 것은 인플레이션 반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 구성원 중에서 가장 매파 성향(통화긴축 선호)으로 꼽히는 인사의 발언이지만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의문에 불을 지폈다.

    앞서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4일 연내 금리 인하가 불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인플레이션이 계속 정체되면 연말까지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온다는 전제로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추가 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기준 금리가 8%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와 군사적 갈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고성 성격이지만 지정학적 갈등, 미국 정부의 막대한 적자 등의 불안요인을 선제적으로 해소해야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이먼 CEO는 금리가 2%대로 내려가거나 8% 이상까지 오르는 시나리오를 모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뿐만 아니라 미국의 최종적인 기준금리 수준이 연준 예상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는 시장 견해를 소개했다.

    시장에서는 2027년 미국 기준금리 수준을 3.6%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장기(longer run) 전망치 2.6%(중간값)보다 높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역대급 고금리에도 고용지표 등 경제 상황이 여전히 뜨겁다는 결과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가 제한적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기 시작했다.

    채권운용사 핌코는 미국이 올해 중반 기준금리를 인하하되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더 점진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도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데이비드 아인혼은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진정이 시장 전망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3번보다 적고 금리 인하가 연내에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여전히 연내 금리 인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신중론으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더욱 큰 확신을 갖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