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낙동강 벨트' 여론조사 발표선거구 중 '사하을' 제외하면 접전 양상野 정권 심판론에 與 고전 … PK도 '우려'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종현 기자
    4·10 국회의원 총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 사이 불거진 갈등으로 여권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PK까지 여진이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둘러싼 논란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발언' 등 내부 악재들로 인해 접전을 벌이는 PK까지 파장이 번지는 모양새다. 이 대사의 주호주대사 임명을 두고 야권의 '도피 출국' 공세를 수습하는 과정과 황 수석의 부적절한 발언이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도층의 표심을 자극했다고 보고 있다.

    매 선거마다 표심이 뒤바뀌는 지역 특성상 정치권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낙동강벨트란 낙동강 하류에 인접한 부산 북구와 강서구·사하구·사상구와 경남 김해, 양산 지역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향과 집이 있어 격전지로 분류된다.

    최근 실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리서치 등의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낙동강벨트 선거구 중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지역은 부산 사하을 1곳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자들이 사하갑·북갑·양산을·김해을 등 4곳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선전하며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부산일보·부산MBC 의뢰, 부산광역시 거주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 ARS방식,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부산 사하을에서 국민의힘 5선 중진인 조경태 후보(52.1%)가 더불어민주당의 영입 인재 출신인 이재성 후보(40.1%)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북을에서는 박성훈 국민의힘 후보(45.6%)와 정명희 민주당 후보(44.1%)가 접전을 벌이고 있고, 사상에서는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김대식 후보(46.3%)가 배재정 민주당 후보(46.0%)와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강서에서는 국민의힘 3선 의원인 김도읍 의원(48.7%)과 변성완 민주당 후보(44.4%)가 오차범위 안에서 경쟁하고 있다.

    사하갑에서는 민주당 재선 의원인 최인호 후보(51.3%)가 이성권 국민의힘 후보(40.8%)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고, 북갑에서는 부산시장 출신이자 5선 중진인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42.8%)와 현역 의원인 전재수 민주당 후보(49.9%)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9일 발표한 여론조사(KBS창원 의뢰, 양산을·김해갑·김해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 전화면접 방식,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중앙여심위 참조)에 따르면 경남 지역에서 여론조사가 발표된 3개 지역구 중 2곳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경남도지사간 맞대결로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양산을 선거에서 김두관 민주당 후보(41%)와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34%)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고, 김해을은 현역인 김정호 민주당 후보(37%)와 조해진 후보(32%)가 오차범위 안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처럼 보수 진영이 강세를 보여온 PK 지역에서 접전 양상을 띄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박수영 의원은 "부산마저 위험하다. 부산 다른 지역도 흔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창원 마산·합포)도 "마산에서도 지지자들이 밤잠을 못 잔다고 한다"며 현역 의원 사이에서도 '위기론'을 우려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PK에서 접전 양상이 벌어지는 이유로 "기본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너무 높다. 정권 심판 여론이 일정하게 높아 (국민의힘 입장에서) PK 지역 선거 구도가 좋지 않다"며 "황 수석, 이 대사 건과 관련해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벌어진 것도 박빙의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격전지로 불리는 곳에서 중도층의 5~7%만 표심이 움직여도 승부가 바뀔 수 있지만, 정권 심판 프레임이 작용하며 현재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계속 얘기하는 것처럼 회고적 투표가 아닌 전망 투표로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면서 "우리 당이 약세에 있는 당이기 때문에 (유권자에게) 국정 동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점을 어필하고, '국민의힘이 어떻게 1당이 돼서 국정 운영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을 부각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