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에 취해 시민을 폭행하고 성매매와 범죄조직과의 결탁까지 최근 연이어 발생한 경찰관들의 일탈로 경찰 안팎이 연일 시끄럽다. 온라인상에는 "견찰(개와 경찰의 합성어)이 견찰했다", "민중의 지팡이가 시민을 때린다"는 등 조롱섞인 비판들이 쏟아진다. 

    여론이 악화하자 경찰청장은 당분간 비위를 저지르면 가중처벌하겠다며 특별경보를 내렸고, 서울경찰청장도 소속 경찰관의 비위 적발 시 경중에 따라 지휘 책임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급기야 지난 12일 서울청 소속 3기동단 35기동대장이 시민을 폭행한 소속 직원에 대한 관리 소홀 책임으로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다.

    물론 경찰은 수사권을 가진 권력기관으로서 다른 기관에 비해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때문에 경찰들의 비위 행위에 대한 사회적 비난은 더 거세고 국민과 언론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도 열악한 여건 속에서 국민 안전과 사회 정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다수 경찰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특히 직접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가 아님에도 부하직원의 치부 때문에 '연대책임'을 져야 하는 간부들은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다. "아무리 공공기관이더라도 소속 직원이 업무와 무관한 개인 일탈을 저질렀다고 해서 상관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한 처사"란 목소리도 적잖다. 

    무엇보다 헌법상으로도 자기 행동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자기책임의 원칙'이 보장되는데 경찰들에게만 예외인 상황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일선 취재 현장에서 만난 경찰관들은 '우리는 동네북이다'라는 푸념을 한다. 사회적 이슈가 큰 사건에 대해 여론의 반응은 부실수사냐 과잉수사냐, 부실대응이냐 과잉대응이냐로 나뉘는 분위기 속에 어떻게 해도 욕받이가 되는 것은 매한가지란 푸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경찰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일부의 일탈로 14만 경찰 조직을 싸잡아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불철주야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관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7일 서울 도봉구 한 마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소화기를 들고 가장 먼저 뛰어든 사람도, 블라인드 조절 끈에 목이 졸려 목숨을 잃을 뻔한 3살 아이를 살려낸 사람도 모두 경찰관이었다. 

    “돌을 맞아도 가야죠. 우리에게 방패가 괜히 있겠습니까" 

    '비판에 내몰린 처지가 힘들지 않느냐'란 물음에 사명감을 강조하던 한 경찰관의 말에서 경찰을 향한 믿음을 다시금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