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논란' 전지예·정영이 줄사퇴 후폭풍 … 민주당-시민사회 분열 조짐

야권 연합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시민사회 몫 후보로 선출됐던 이들이 '반미 논란'으로 사퇴했지만 여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들을 후보로 추천했던 연합정치시민회의는 재추천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더불어민주연합이 내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정치시민회의 관계자는 13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12일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과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죽정리 이장이 비례대표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 "입체적으로 여러 의견을 열어 놓고 숙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 재추천을 요구한 민주당과 계속 선거 연대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말하기도 좀 그렇다"며 "어쨌든 일이 되는 방향 쪽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연합정치시민회의 추천으로 비례대표 후보로 선발된 전 위원, 정 전 이장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내며 사실상 후보 재추천을 요구했다. 두 후보의 '반미 전력'이 문제였다. 전 위원은 반미 단체인 '겨레하나'에서 대표를 지냈고, 정 전 이장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통일선봉대 대장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시위를 주도한 바 있다. 

정 전 이장이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진보당 가입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미 더불어민주연합에는 진보당 몫 비례 후보로 3명이 선발됐는데, 정 전 이장은 시민사회 몫 추천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와 관련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한 당으로서 공식적으로 민주연합 측에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대부분도 두 후보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두 후보는 12일 결국 후보직을 내려놨다. 전 위원은 "윤석열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들께 일말의 걱정이나 우려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정 전 이장은 "여당의 치졸한 정치공세에 종북몰이의 빌미로 쓰여 윤석열정권의 폭정을 감추는 핑곗거리가 되느니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한다"며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전 위원과 정 전 이장을 후보로 선정했던 '더불어민주연합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반발했다. 심사위는 언론과 여당을 비판하면서도 "이런 사태를 초래한 민주당의 부화뇌동에도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언급했다. 후보 사퇴 배경에 민주당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부적격 사유가 있는 후보자의 경우 재추천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출신으로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맡은 윤영덕 의원은 "더불어민주연합이 자체적인 공천 관리 기준에 의해서 철저하게 검증을 진행한다"며 "철저한 심사 과정에서 (후보가) 변경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