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2일 이재명·이해찬·김부겸 3톱 체제 선대위 출범"李 중심 단결" vs "허울뿐인 문명연대" … 친문, 갈라진 목소리
  • ▲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대표,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대표,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이종현 기자
    공천 갈등으로 내홍에 빠졌던 더불어민주당이 '친문 갈라치기'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자신과 함께 선거를 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친문 대표 얼굴인 이해찬 전 대표·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을 임명하면서다.

    민주당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정권 심판 국민 승리 선대위'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선대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는 이 대표와 함께 이 전 대표와 김 전 총리가 선임되면서 3톱 체제를 갖췄다.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해왔던 김 전 총리를 선대위에 합류시킨 것은 총구를 여권으로 돌려 '문명 갈등'을 해소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친문 갈라치기'를 통해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가 흡수할 수 있는 인사들을 최대한 가용, 통합의 형태를 갖추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당을 위해 이 전 대표와 김 전 총리를 필두로 민주당이 가진 모든 역량이 총집결했다"고 말했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원로들과 함께 이 대표의 '방탄 공천'을 비판했던 김 전 총리도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통합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계파 갈등을 잠재우는 작업이 '선대위의 1차 작업'이라고 천명하며 공천 파동에 실망한 표심이 조국혁신당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우려의 뜻도 내비쳤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1일에도 "친명(친이재명)이니 친문이니, 이런 말들은 이제 우리 스스로 내버리자. 우리는 다 민주당"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친문' 고민정 의원은 최고위원직에 복귀했다. 계파 갈등 공천에 반발하며 직을 사퇴한 지 13일 만이었다.

    공천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페이스북에 "이제부터는 친명도 비명도 없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김 전 총리와 임 전 실장이 당에 남아 목소리를 내기로 한 데에는 차기 당권을 위한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원로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당장 당 내에서 몸을 엎드리는 것은 개별적으로나 당의 미래를 위해서나 잘 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싸워도 안에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다만 공천 갈등의 여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은 12일 민주당 탈당과 새로운미래 합당을 선언했다. 그는 서울 동작갑 선거구민과 광주·전남 시민 등 3333명을 이끌고 새미래에 입당하겠다면서 동작갑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동작갑은 '친명' 김병기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단수공천을 받은 곳이다.

    전 전 의원은 "민주당은 1인정당, 나치식 독재정당으로 전락하고 오로지 이재명 수호만을 외치는 1인 우상의 방탄정당이 되고 말았다"며 "이번 총선에서 말로 내세운 '문명 연대'는 허울뿐"이라고 단언했다.

    전날엔 비명 전혜숙(3선·서울 광진갑) 의원이 '이재명 사당화'와 친명 공천을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현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도왔다.

    이날 저녁 발표된 민주당 경선 결과 발표에서도 '비명횡사' 공천이 이어졌다. 하위 10%를 통보받은 '비명' 박용진 의원이 결선 투표 끝에 이른바 '친명 자객' 정봉주 전 의원에 서울 강북을 공천권을 내줘야 했고, '대장동 변호사'인 김동아 변호사가 청년 전략지역구인 서울 서대문갑에서 공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