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미국발 반도체 압박 가시화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고려해 중고 반도체 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반발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고 반도체 기계를 시장에 내놓는 대신 창고에 보관해왔다.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이 수출 통제 방침을 실시한 이후 지난 2022년부터 중고 장비를 보관해 오기 시작했다.

통상 이들 기업은 중고 장비를 패키지로 묶어 딜러에게 판매해 왔다. 딜러들은 경매에 내 놓는 방식이다.

이들 반도체 기업들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FT에 "우리는 해당 장비가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 미국 정부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한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앞서 미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일본, 네덜란드, 독일 등 동맹국에 대중국 반도체 기술 수출을 통제하라고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지난 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미 시행 중인 반도체장비 수출 통제망을 더 구체화하고 참여 국가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한국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2월부터는 양국이 관련 논의를 보다 체계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중고 반도체 장비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해 온 만큼,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