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근혜와 접점 넓히는 尹 행보 의식했나현역 홍석준 컷오프→朴 측근 유영하 전략공천서초을 컷오프 박성중, 부천을서 3선 도전'무감동 공천' 타개책으로 국민추천제 도입도
  • ▲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정상윤 기자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에 단수공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보수 진영에서 상징적인 인물인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에게 공천장을 쥐어주며 보수 결집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그간 공천 방식 결정을 미뤄뒀던 대구 달서갑에 유 변호사를 단수공천하겠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그간 공천 과정에서 복수의 신청자 중 1인의 경쟁력이 월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선을 실시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나 달서갑은 경선 혹은 단수공천 등 방식을 결정짓지 못하고 보류 상태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인 유 변호사가 탈락할 가능성이 있어 미루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이기도 해서 그것 때문에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최종적으로 단수추천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무적 판단도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결정인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최적의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서 고민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신청한 후보 중에서 유영하 변호사 점수가 가장 높았다"며 "단수 의결을 할 정도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돌이켜 보면 유 변호사의 공천은 예견된 일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약 석달 사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세 번이나 만났다. 지난해 10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만남을 시작으로 같은해 11월 대구 달성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이어 12월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관저로 초대해 오찬을 함께 했다. 

    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는 데 이어 지난 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2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전화를 걸어 "생신 축하드린다"고 전하는 등 박 전 대통령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이른바 '친박(친박근혜)'계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도 이에 힘을 싣는 동시에 친박계 결집 차원에서 유 변호사에게 공천을 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갤럭시 성공 신화'로 유명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서울 강남병에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영입인재로 국민의힘에 입당은 고 전 사장은 당초 비례대표 출마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번 공관위의 결정에 따라 '텃밭'인 강남병에 배치됐다. 지역구 현역인 유경준 의원은 컷오프됐다.

    서울 서초을에서 컷오프 된 현역 박성중 의원은 경기 부천을에 우선추천됐다. 이로써 박 의원은 부천을에서 3선에 도전한다.

    경기 평택을에는 당 공약개발본부를 이끄는 정우성 포항공과대 교수, 시흥을에는 김윤식 전 시흥시장, 화성을에는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 제주 제주갑에는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 고광철 예비후보를 우선추천했다.

    아울러 공관위는 이날 서울 강남 갑·을 2곳, 대구 동-군위갑·북갑 2곳, 울산 남갑 총 5곳에 '국민추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무감동 공천' '현역불패' 등 당내 쇄신이 부족하다는 공천 비판을 받자 그에 대한 돌파구로 국민추천제를 도입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고 제3자 추천도 가능하다. 배리어프리, 장애가 없는 공천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추천 프로젝트는 국민의힘 공천 원칙인 도덕성, 사회기여도, 면접 등 객관적 기준, 즉 데이터공천에 기초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추천제는 오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공고를 거쳐 8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 이메일 접수를 받는다. 심사 비용은 무료이다. 최종 후보는 15일에 공개된다. 

    국민추천제 도입에 따라 대구 동-군위갑 현역 류성걸 의원과 북갑의 양금희 의원, 울산 남갑 현역인 3선 이채익 의원의 공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