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페이스북에 "당 결정 수용"새로운미래 "합류 약속했는데 결단 존중"중·성동갑 전현희, 林에 선거 지원 요청
  •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종현 기자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종현 기자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전날 밤까지 탈당에 무게를 두고 고심했으나 결국 당에 남겠다는 입장을 택한 것이다.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계인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짧은 글을 게시했다. 탈당 여부 등 향후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컷오프 결정에도 당에 잔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이석현 전 국회 부의장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이 전날 저녁 7시까지만 해도 새로운미래 합류를 전제로 민주당 탈당을 이낙연 전 대표에게 약속했다"며 "이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이 아침에 전화를 안 받고 페이스북에 민주당 잔류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밤 사이 입장이 바뀐 것 같다"며 "기대를 많이 했지만 (임 전 실장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이 '탈당 카드'를 버리고 결국 당에 잔류하기로 한 것은 '포스트 총선' 체제에서 이재명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임 전 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민주당에서 이른바 '문명(文明)' 갈등의 뇌관이던 임 전 실장을 끝내 컷오프하자 친문계를 비롯해 당 안팎에서는 총선 이후 이 대표의 당권 장악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당 내 최대 경쟁자의 손발을 미리 제거하려는 계획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공천 배제한 당의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으나 당 지도부는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관련 논의를 하지 않고 임 전 실장을 컷오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향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는데 임종석의 요구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같은 날 오전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회동해 향후 거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대표는 임 전 실장에게 광주 또는 임 전 실장의 고향인 전남 고흥 출마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대표도 지난 3일 광주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지만 잠정 연기했다. 새로운미래 측은 '민주세력의 확장'을 사유로 들었다. 출마 선언 연기 배경에는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의 추가 탈당 조짐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부의장은 "홍영표·설훈 의원이 추진하는 민주연합이 잘 성사된다면 이번 총선에서 최소 5석에서 10석, 임 전 실장이 가세한다면 더 많은 의석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연합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면 당명을 바꿀 수 있다"며 "이낙연 대표는 모든 것을 내려놨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 중·성동갑에 전략공천된 전 전 위원장은 임 전 실장을 향해 선거운동 지원을 에둘러 요청했다. 그는 임 전 실장의 결단에 "진심으로 존중하고 환영한다"며 "수락해 주시면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고 함께 힘을 모아 원팀이 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 전 실장이 (선거 운동을) 도와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