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22개월 만에 검거미국서 중형 예상…100년 이상 징역 가능
  • ▲ 법정에 나타난 권도형. ⓒ연합뉴스
    ▲ 법정에 나타난 권도형. ⓒ연합뉴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송환이 결정됐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

    법원은 "권도형이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권씨의 미국 송환이 결정된 건 그가 한국에서 도피한 지 22개월,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지 11개월 만이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2년 2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수백만달러의 암호화 자산 증권 사기를 조직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뉴욕 연방 검찰도 한 달 뒤 권 씨를 8개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권씨가 미국에 인도된다면 중형을 선고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권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현지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출국하려다 체포됐다.

    당시 권 대표와 함께 체포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