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10월 '한강리버버스' 운항 시작…연간 탑승객 250만명 전망선착장 접근성 떨어져 시민들 외면해마다 수십억원씩 적자보는 구조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런던의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인 '리버버스'를 체험하고 있다.ⓒ서울시
    ▲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런던의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인 '리버버스'를 체험하고 있다.ⓒ서울시
    "서울시민 3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용수요는 5230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간 탑승객은 내년 80만명에서 2030년 25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한강 리버버스'로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30분만에 주파할 수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민의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하겠다는 복안이다. 복잡한 출퇴근 시간에 앉아서 갈 수 있고 모든 좌석에 개인 테이블이 설치돼 있어 업무를 볼 수 있는 점은 '덤'이다.

    시의 전망은 '장미빛'이다. 직장인들의 출퇴근 수요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의 이용으로 올해 10월 도입하면 하루 약 2300명에서 2030년 약 73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시민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은 3000원으로 책정했지만 선착장 내 편의점, 카페, 음식점 등 부대사업 활성화로 수입을 극대화해 1~2년 내 흑자 전환이 될 것이란 예상도 했다.

    다만 서울시는 지난 30년간 한강 수상교통 정책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문제는 사업성이 낮아 요금이 비싸고 접근성, 즉 인근 지역에서 선착장까지 접근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로워 시민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도 첫 임기인 2007년, 하루 2만명의 탑승객을 예상하고 수상택시 운항을 시작했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은 100명 수준에 머물렀다. 선착장이 주요 도로와 연결돼 있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인당 5000원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요금이 사업 실패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서울시가 발표한 7개의 선착장 중 여의도·옥수·뚝섬 3개 역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선착장의 경우 지하철역과 연계가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 강서-강동 지역을 연결해 한강 리버버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하는 편이 더 빠르다.

    물론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이라면 교통 체증이 없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강 리버버스를 타려고 선착장까지 버스를 타다가 내려서 걷거나 자전거 등을 여러 번 갈아 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1분이 아쉬운 출퇴근 시간에 시민들의 대체 교통 수단으로 선택받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리버버스에 지하철을 대체할 교통수단으로써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시 또한 리버버스 실효성에 대해 알고 있다. 하루 평균 탑승객을 7300여명으로 예측한다면 시도 지하철의 대체수단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 ▲ 영국 런던 템스강을 운항하는 '리버버스'.ⓒ서울시
    ▲ 영국 런던 템스강을 운항하는 '리버버스'.ⓒ서울시
    오 시장은 1~2년내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지난해 시의회에 제출한 '한강 리버버스 운영사업 실시 협약서 동의안'에서 향후 5년간 약 8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도별 적자 추이는 ▲2024년 5억900만원 ▲2025년 20억3400만원 ▲2026년 18억8000만원 ▲2027년 14억3300만원 ▲2028년 11억4300만원 ▲2029년 10억1000만원 등이다. 1~2년내 흑자는커녕 매년 10억원 이상씩 적자를 보는 구조다.

    리버버스 선박은 10척, 선착장 7곳, 운항요금은 3000원을 기준으로, 주중과 주말을 포함해 하루 평균 108회(편도) 운항을 가정해 계산된 수치다. 승선률의 경우 운영 첫해 평균 20%로 잡고 해마다 2%씩 상승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수입엔 운항 요금 외에도 선착장 편의점과 카페, 선내 광고 매출 등이 포함됐다.

    물론 시는 적자와 관련해 보수적으로 계산을 했다는 입장이다. 미래한강본부 측은 "승선률 20%란 건 199인승 선박에 40여명을 태운단 것"이라며 "최소 승선률에 따른 적자를 예상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시는 지난달 27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기후동행카드'에 리버버스까지 무제한 이용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는 사람들은 수시로 이용할 수 있겠지만 적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을 내세웠지만 한강 생태계가 파괴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은 "유람선의 두 배 속도로 달리는 리버버스가 밤섬처럼 우수한 생태 지역이나 철새 서식지를 지날 때의 영향을 꼼꼼히 검토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지하철과 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자전거도로를 확충하는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