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나흘 만에 '일부 봉합'…명품백 입장 차는 여전당 안팎에선 갈등 촉매제 '김경율 거취' 두고 설왕설래"치욕적인 언급 우선 해결" vs "내치면 말짱 도루묵"
  •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총선 출마소식을 전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마포을 지역 관계자들은 한 위원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정상윤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총선 출마소식을 전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마포을 지역 관계자들은 한 위원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정상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에 조성됐던 갈등 양상이 충남 서천 화재 현장 동행으로 봉합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한 데다,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며 날선 비판을 쏟아낸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거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은 '완전 봉합'이 아니라며 갈등의 불씨를 살려뒀다. 이 관계자는 전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봉합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며 "봉합이라는 표현은 언론의 해석"이라고 했다.

    두 사람 간 앙금,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를 둘러싼 입장 차를 아직 좁히지 못했다는 의미다. 

    한 위원장은 24일 국회 출근길에서 '김건희 리스크'와 관련해 "제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지금까지 말씀드려온 것에 대해서는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기존 입장 재확인했다.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문제 제기에 앞장서며 갈등의 촉매제 역할을 했던 김 위원의 거취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한 위원장은 '김경율 위원의 사퇴가 윤 대통령과 갈등의 출구 전략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런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갈등 본질의 당사자인 김 위원은 전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입장 변화도 없다고 밝히며 한 위원장과 결을 같이했다. 그는 "사퇴할 뜻이 없다"며 "김건희 여사가 설명을 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은 그대로"라고 답했다.

    다만 김 위원의 거취 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갈등 깊숙한 곳에 내재한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해소하지 않고 두 사람이 만난다고 해서 갈등이 해소되진 않는다"며 "먼저 (한 위원장) 측근 인사의 명품백 사건에 대한 대단히 치욕적인 언급을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위원의 사퇴는 '한동훈 비대위'의 '1패'를 의미하는 만큼 사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 봉합의 주요 변수를 '김 위원'으로 꼽은 뒤 "내치게 될 경우 말짱 도루묵"이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김 여사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결국 제거되는구나, 한동훈 체제 내에서도 이렇게 되면 한동훈 비대위 체제는 실패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계속 가게 된다면 한동훈의 승리가 되는 것이다. 이건 대통령한테도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