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참여' 비판하지 말라면서…김무성 "박근혜와 화해하고 싶다"

부산 중구·영도구 출마를 선언한 '6선'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화해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내부 반응은 싸늘하다. 

김무성 전 대표는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화해하고 싶다. 그런데 섣불리 그런 제안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최순실 사태가 났을 때 저희 같은 사람 만나 대화했다면 그런 지경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당의 대표가 됐는데 요구했음에도 독대를 한 번도 못 했다. 탄핵 전에도 대통령은 만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친박 핵심으로 꼽히며 박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김 전 대표는 탄핵 사태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탄핵 찬성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세력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 당 대표 시절이던 2016년에는 공천을 앞두고 친박계와 갈등을 빚다가 '옥새파동'으로 불리는 직인 거부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이날 "정말 저는 옥새가 아니고 당인인데 지금까지 제가 구경한 일도 없다"며 "친박들이 뒤에서 그런 장난을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김 전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 내부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올드보이' 이미지가 강한 데다 과거 탄핵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 전 대표가 당내 분란만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과는 화해가 아니라 본인이 사과해야 할 처지 아닌가"라면서 "또다시 당을 탄핵의 강으로 빠트릴 작정이 아니라면 멈추시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탈당을 해 탄핵을 했던 분 아닌가"라면서 "같은 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내고 나중에 그분들이 나가서 야당하고 더불어 탄핵을 주도했던 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탄핵은 헌법재판소에 가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지 않았느냐"면서 "지금 와서 거기에 대해 비판한다는 것은 잘못된 이야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