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주적 정당 아냐… 헌법 권리 이재명 때문에 포기하면 안 돼"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엔 선 그어… "정치적 고향 버릴 수 없어"
  • ▲ 김웅 국민의힘(송파갑) 의원이 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김웅 국민의힘(송파갑) 의원이 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갑)이 94일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의원은 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라며 "그래서 저는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꼽았다.

    그는 "저는 체포동의안 포기 선언에 동참할 수 없다"며 "그것은 법률가로서 원칙과 보수주의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이제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를 던진다"며 "우리 당이 바로 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우리 당이 가야할 곳은 대통령의 품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이 가야할 곳은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이다. 그것이 보수주의 정당의 책무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라며 "운동권 전체주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합류 및 탈당 여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한 당이 저한테는 정치적 고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고향을 함부로 버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또 탈당이 아닌 불출마로 가닥을 잡게 된 데 대해 "제가 당을 고쳐보려고 노력들을 다 해봤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봤을 때 마지막 기회가 불출마 선언이 아닌가 생각을 했다"며 "현역 국회의원이 불출마하면서까지 하고싶어 했던 말들을 우리 당과 당원들이 깊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또 불체포특권에 대해 "체포동의안 제도는 17세기 영국 제임스 1세 때 의회가 절대왕정을 상대해 첫 번째로 거둔 승리로 기념비적 제도"라며 "그 제도를 고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잡겠다고 보수주의 정당에서 우습게 여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 우경화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전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은 수도권과 중도층에 매우 취약한데 수도권에 사는 도시 중산층 이상 서민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념적으로도 느닷없이 홍범도 장군을 역사에서 끌어내리는 등 우경화하는 것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향후 탈당 계획과 관련해선 "당이 더 우경화되면 남아있기가 매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지금보다 우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