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이재명과 오찬서 '낭떠러지서 손 놔 떨어진다' 현애살수 언급"당 분열 막고 수습할 책임 당대표에…공천 과정서 분열 양상 없어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회동을 하기 위해 2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회동을 하기 위해 2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성진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분열 양상을 보이자 이 대표에게 거취 표명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식당에서 정 전 총리와 약 2시간 동안 오찬을 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4일과 26일에는 각각 김부겸 전 총리, 이낙연 전 대표와 연쇄 조찬을 한 바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찬이 끝난 뒤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현애살수(懸崖撒手)'라는 사자성어를 거론했다고 전한 뒤 "필요할 때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말했다. 그렇게 하면 당도, 나라도, 그리고 대표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변인은 이어 "당 분열을 막고 수습할 책임과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기 때문에 당 대표가 책임감을 갖고 최근 상황들을 수습해주기를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현애살수'는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 떨어진다'는 뜻으로 백범 김구 선생이 거사를 앞둔 윤봉길 의사에게 한 말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최근 불거진 당내 계파갈등과 공천문제를 둘러싼 분란 등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최근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 전 대표, 김 전 총리와 회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들은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대항하는 비명계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또 이날 오찬에서 "공천문제는 매우 스마트하고 나이스하게 대표가 진행시켜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분열 양상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비명계인 최성 전 고양시장이 총선 예비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아울러 정 전 총리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민후사(先民後私)'를 언급한 것을 두고 이 대표에게 '선민후민(先民後民)' 정신을 발휘하라고 당부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정 전 총리는 통합과 혁신에 대한 주문을 많이 했다"며 "(이 대표는) 혁신, 그리고 당내 통합 이 두 개를 조화롭게 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이지만 당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조화롭게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전 총리가 말한 '결단'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권 대변인은 "비대위나 2선 후퇴를 콕 집어 말하지 않았다"며 "과감한 혁신, 이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2선 후퇴나 비대위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